브라질과 평가전 0-3 완패
골문까지 침투한 수비수에 당하고 현란한 개인기에 방어벽 와르르
황의조 존재감 잃고 손흥민도 막혀… 측면 황희찬 역할 변화 고민해야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9시즌을 무겁게 마감하게 됐다. 올해 마지막으로 해외파까지 총출동한 A매치에서 여러 문제점을 드러냈다. 성인 대표팀은 다음 달 10∼18일 부산에서 동아시안컵(EAFF-1 챔피언십) 경기를 치르지만 이 경기에는 유럽파 등 해외에서 뛰는 선수 대부분이 불참할 예정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9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무함마드 빈 자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벤투 감독 부임 후 한국 대표팀은 11승 9무 2패를 기록했다. 1월 25일 아시안컵에서 카타르에 0-1로 패한 뒤 두 번째 패배이면서 최다 실점 경기로 남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9위 한국은 3위 브라질을 맞아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열세를 드러냈다. 9월 시작된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경기를 치르며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한국 수비진은 현란한 개인기를 앞세운 ‘삼바 축구’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공격에서도 상대 압박 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득점 루트를 찾지 못한 채 최근 3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이날 브라질 왼쪽 후방 수비수로 나선 헤낭 로디(21·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측면 미드필더처럼 한국 골문 앞까지 치고 들어왔다. 필리피 코치뉴(27·바이에른 뮌헨)는 중앙 최전방 공격수처럼 활약했다.
‘전술이 경직됐다’는 평가를 받던 벤투호는 이 같은 브라질의 변화된 전술에 당황했고 수시로 구멍이 뚫렸다. 경기 시작 9분 만에 루카스 파케타(22·AC 밀란)가 넣은 첫 골은 코치뉴가 중앙에서 왼쪽에 있는 로디에게 넘긴 패스로부터 나왔다. 한국은 후반 15분에도 골대 주변에서 서성이던 히샤를리송(22·에버턴)을 신경 쓰다가 뒤에서 달려드는 다닐루 다시우바(28·유벤투스)를 놓치면서 3번째 골을 허용했다.
반면 한국의 공격은 유기적인 패스보다는 김진수(27·전북)나 김민재(23·베이징 궈안)가 최전방으로 한 번에 찌르는 롱패스에 의존했다. 원톱으로 나선 황의조(27·보르도)는 존재감을 잃었다. 손흥민(27·토트넘)도 몇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다닐루의 밀착 견제 속에 고전했다. 공격 루트 둘이 막힌 상황에서 또 하나의 옵션인 황희찬의 역할 변화는 눈에 띄지 않았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황희찬을 전방 깊숙이 투입하는 등의 전술 변화를 준비하지 않으면 최종 예선에서 전력 분석을 마친 상대팀에 크게 고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한 점도 만회하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한국 대표팀의 슈팅이나 공격 의지가 2차 예선 경기 때보다 훨씬 과감해졌다”며 “빌드업을 해 나가는 패스 속도도 이전 경기보다 빨라지는 등의 성과는 계속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투르크메니스탄은 월드컵 2차 예선 안방경기에서 스리랑카를 2-0으로 눌렀다. 3승 2패, 승점 9가 된 투르크메니스탄은 H조 1위로 올라섰다. 레바논과 북한은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H조는 골득실 차로 순위가 갈린 2위 한국(2승 2무), 3위 레바논(2승 2무 1패), 4위 북한(2승 2무 1패)이 모두 승점 8로 같아져 대혼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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