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 등 3관왕, KBO 최고선수로
요르단 난민 봉사로 시상식 불참
시즌 7연승 등 쾌투로 20승 달성… 승률-탈삼진 등 ‘커리어 하이’
평균자책점 1위만 양현종에 내줘
“딸의 심장수술을 집도한 의사와 함께 요르단에서 난민을 위한 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참석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시상식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영상 편지로 전해오는 그의 목소리에는 진정성이 넘쳤다. 최고의 한 시즌을 보낸 최우수선수(MVP)는 비시즌에도 자신보다 어려운 이들을 위해 ‘척박한 마운드’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 다승(20승), 승률(0.870), 탈삼진(189개) 부문에서 1위에 오른 두산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MVP의 영광을 안았다. 25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린 ‘2019 KBO MVP 시상식’에서 린드블럼은 716점을 얻어 이만수 이후 35년 만에 포수 타격왕(타율 0.354)과 장타율(0.574), 출루율(0.438) 등 타격 3관왕을 차지한 양의지(NC·352점)를 제치고 최고 선수가 됐다. 지난해 최고의 투수에게 수여되는 최동원상을 2년 연속 수상한 린드블럼은 개인통산 첫 MVP 트로피도 차지했다.
양현종(KIA)이 3위(295점), 김광현(SK)이 4위(221점), 박병호(키움)가 5위(115점)로 뒤를 이었다. MVP 투표는 이달 2일부터 이틀에 걸쳐 한국야구기자회, 각 지역 언론사 취재기자단 110명이 1위부터 5위(1위 8점, 2위 4점, 3위 3점, 4위 2점, 5위 1점)까지 투표를 진행했다.
린드블럼의 MVP 수상은 어쩌면 시즌 초부터 예견된 결과였다. 개막과 동시에 2015시즌 KBO리그 데뷔 후 가장 좋은 페이스로 7연승을 거두는 등 맹활약한 린드블럼은 5시즌 만에 처음 20승 고지를 밟았다. 탈삼진, 투구이닝(194와 3분의 2이닝), 승률 등 대부분 지표가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정규시즌 막판 페이스가 처지지 않았다면 양현종 품으로 간 평균자책점 타이틀까지 그의 차지일 뻔했다. 올 시즌 양현종이 평균자책점 2.29로 1위, 린드블럼이 2.50으로 2위였기 때문. 이날 양현종은 평균자책점 1위 수상 소감을 밝히던 중 “(시즌 막판 평균자책점 격차가 좁혀져) 린드블럼을 상대하는 팀을 응원했다. 응원과 기도가 잘 통한 것 같다”고 농담하며 타이틀 획득이 쉽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린드블럼은 5년 동안 자신의 공을 받아준 박세혁(두산), 양의지(NC), 강민호(삼성)를 거명하며 동료들에 대한 감사 표시도 빼놓지 않았다. “이런 훌륭한 포수들이 없었다면 올해의 성공적인 시즌은 없었을 것이다. 이 영광을 팀원 등과 어떻게든 함께 나누고 싶다.” 린드블럼에게는 트로피와 함께 고급세단(K7)이 부상으로 수여됐다.
김상수는 홀드(40개), 김하성은 득점(112점·이상 키움), 하재훈(SK)은 세이브(36개), 박찬호(KIA)는 도루(39개)에서 각각 데뷔 후 첫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동명이인인 KIA 박찬호는 “하루에 한 번 이상 이름을 검색하는데 활약이 안 좋을 때마다 검색 결과 우선순위가 바뀐다. 언젠가 (박찬호 선배보다) 먼저 검색되게끔 열심히 하겠다”며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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