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프로야구 정규시즌 가장 많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을 몰고다닌 선수는 SK 와이번스 김광현과 두산 베어스 조쉬 린드블럼이다. 둘은 나란히 시즌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김광현이 공식적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린드블럼도 메이저리그로부터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MLB네트워크의 저명 기자인 존 모로시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린드블럼이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다년 계약을 제안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현과 린드블럼 모두 메이저리그 진출에 걸림돌이 없다. 김광현은 아직 SK와 FA 계약기간이 남아 있지만, SK가 선수의 꿈을 응원한다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했다. 린드블럼은 두산과 1년 계약이 끝났다.
김광현은 올 시즌 국내 투수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31경기에 등판해 17승(2위) 6패 평균자책점 2.51(3위) 180탈삼진(2위)을 기록했다. 전체 3위, 국내 선수 1위에 해당하는 190⅓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2016시즌을 마치고 받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유증을 완전히 털어낸 성적이다.
린드블럼은 ‘정규시즌 MVP 수상’이 활약상을 설명해준다. 20승(1위) 3패 평균자책점 2.50(2위) 189탈삼진(1위)을 기록했다. 승률(0.870)까지 투수 부문 3관왕이다. 이닝(194⅔이닝), 이닝당출루허용률(WHIP·1.00), 피안타율(0.226) 등 시상 외 부문에서도 1위를 석권했다.
둘 모두 메릴 켈리의 사례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해까지 SK에서 활약했던 켈리는 올 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4년 최대 1450만달러(2년 550만달러 보장)에 계약했다. 그리고는 32경기에 등판, 13승 14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하며 애리조나의 5선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KBO리그에서 켈리보다 못하지 않았던 김광현과 린드블럼이다. 메이저리그 구단들 역시 켈리의 성공 사례를 참고하며 김광현, 린드블럼에 흥미를 보이고 있다. 두 선수가 켈리와 비슷한 규모의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는 중이다.
김광현에게는 이번 포스팅이 두 번째 도전이다. 5년 전, 한 차례 포스팅을 추진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 직전까지 갔으나 입단을 포기했다. 포스팅금액 200만달러는 나쁘지 않았지만 1년 100만달러라는 기대 이하의 연봉을 제시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SK의 에이스로 남아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치던 김광현은 팔꿈치 수술 후 다시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직구-슬라이더에 의존하던 투구 레퍼토리도 커브 비중을 늘리고 스플리터를 장착하는 등 ‘포피치’로 바꿨다. 김광현 나름대로의 메이저리그에서 선발로 뛰기 위한 준비였다.
린드블럼은 이미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다. 2011년 LA 다저스에서 데뷔해 통산 5시즌 동안 5승8패 평균자책점 4.10(147이닝 67자책)을 기록했다. 그러나 통산 114경기 중 선발 등판은 6경기뿐이었다. 대부분 불펜투수로 메이저리그 경력을 쌓은 셈. 그러나 이번에는 당당히 선발투수로 시장에서 평가받고 있다.
KBO리그로서는 최고의 투수이자 대형 스타인 김광현과 린드블럼에 메이저리그 진출이 손해다. SK와 두산도 전력 약화가 예상된다. 다른 외국인 선수로 린드블럼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두산과 달리 토종 에이스를 잃게 된 SK는 더욱 타격이 크다.
그러나 팬들은 응원하던 선수들이 최고의 무대 메이저리그에서 경쟁하는 모습을 보고싶어 한다. SK가 밝힌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 허락 이유인 “SK 출신 첫 메이저리거 배출에 대한 팬들의 자부심”도 그와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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