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게 된 정근우(37)가 주포지션인 2루수에 복귀해 명예회복을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근우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마음 한구석에 2루수를 아쉽게 물러난 것에 대한 아픔이 있었다.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고 LG 입단 소감을 밝혔다.
2005년 SK 와이번스에서 데뷔, 2014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한화로 이적했던 정근우는 지난 20일 KBO 2차 드래프트에서 LG에 지명됐다.
정근우는 프로통산 15시즌을 뛰며 타율 0.303 120홈런 708타점을 기록했고 국가대표 2루수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서른 중반을 넘기면서 노쇠 기미가 보였고 지난 시즌에는 주포지션인 2루수를 내주고 1루수와 외야수로 뛰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것은 2018년 5월31일 대전 NC전으로 2019시즌에는 한 경기도 주포지션에서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정근우는 “다시 2루수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받은 것이 감사해 눈물이 나오기도 했던 것 같다”며 “약간 의기소침해지기도 했는데 다시 솟아오르는 것이 있었다. 열정을 조금 더 태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웃으면서 “감독님께서 사투리로 ‘세컨드 되지?’라고 하셨다”면서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준비해달라는 것으로 들었다. 좋은 후배들이 많기에 서로가 안 좋을 때 메워주며 같이 잘 해보겠다”고 밝혔다.
정근우는 명예회복을 위해 일찌감치 다음 시즌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그는 “풋워크, 민첩성, 순발력 등을 키우기 위해 평소보다 스케줄을 앞 당겨 몸을 만들고 있다”며 “몸이 쉬면 안 되고 뭔가 하라고 하는 것 같다. 명예회복을 위해 한 번 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시즌 88경기 출전에 그쳤던 부분에 대해서는 “2년 전부터 햄스트링 부상도 오기도 했는데 준비 부족이었던 것 같다”며 “올해는 훈련 스케줄을 빨리 잡아 여러 가지를 준비해서 내년에는 부상 없이 하겠다”고 밝혔다.
프로 데뷔 후 줄곧 등번호 8번을 달고 뛰어온 정근우는 LG에서도 대학 후배 김용의의 양보로 같은 번호를 달고 활약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근우는 “오뚜기 근성으로 야구를 해왔기에 8번을 계속 달고 싶은 마음은 있다”며 “며칠 전에 김용의가 ‘형님이 8번을 쓰면 다른 번호를 달겠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용의에게 ‘내가 프로에서 단 번호가 8번 밖에 없다’고 하니 아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고 웃으며 고마워했다.
이어 “대학교 3년 후배인 용의는 경기 전에 만나면 항상 같이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말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이뤄질 수 있을까 했는데 야구인생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함께 하게 됐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근우는 베테랑으로서 후배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면서 팀이 다음 시즌 좋은 성적을 올리는데 기여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근우는 “LG는 최근 빨라지고 수비하기 힘들었던 팀이라는 기억이 있다. 전체 선수들이 원팀이 되어 움직이는 모습도 많이 봐서 부러운 점도 있었다”며 “그런 팀에 저도 잘 맞는 것 같다. 베테랑으로서 한 발 더 뛰고 열심히 하겠다. 후배들과 잘 소통해서 내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가대표로도 오랜 시간 활약했던 정근우는 최근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에서 준우승한 선수들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정근우는 “일본 감독이 말했듯이 종이 한 장 차이였다. 우승했으면 좋았겠지만 올림픽에서 설욕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 더 중요하다”며 “대표팀에 대한 자부심을 많이 느끼면서 경기에 임하는 것에 감동을 받기도 했다. 내년에 후배들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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