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PBA투어 인기몰이
시청률 높고 브랜드 노출 효과 커… 타이틀 스폰서 모두 재계약 의사
선수들도 생계걱정 덜어 대만족
24일 이미래(23)와 김갑선(42)의 여자프로당구(LPBA) 5차 대회 메디힐 LPBA 챔피언십 결승전이 열린 경기 의정부시 아일랜드캐슬호텔 그랜드볼룸에는 300명 가까운 관중이 찾아 홀을 가득 메웠다. 이미래가 5세트 접전 끝에 1차 대회 우승자 김갑선을 3-2로 누르고 프로 전향 후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하자 장내에서는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현장에는 40, 50대 중장년층부터 어린 자녀를 데려온 부부, 20대 대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 경기를 즐겼다. 대회가 열린 닷새 동안 누적 관중은 4000명이 넘었다.
올해 6월 1차 대회를 시작해 5차 대회까지 진행된 PBA-LPBA투어는 세계 최초의 글로벌 투어다. 그동안 MBC, SBS스포츠, 빌리어즈TV 등을 통해 중계됐다. 4차 대회까지 시청률은 0.4∼0.5%를 오갔다. 대회 최고 시청률은 신정주와 조건휘가 맞붙은 2차 대회 결승전으로 0.83%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프로야구 정규시즌 평균 시청률이 0.88%인 것을 생각하면 ‘신생 프로스포츠’ 당구로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다.
대회마다 타이틀 스폰서들은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5차 대회까지 파나소닉, 신한금융투자, 웰컴저축은행, TS샴푸, 메디힐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다. 내년 3월에 열릴 8차 대회까지 스폰서 계약은 대부분 확정 단계다. 스폰서 5개사는 일찌감치 다음 시즌 재계약 의사를 보였다. 스폰서들은 경기 시청률과 상호 노출 시간 등을 종합해 추산했을 때 150억∼200억 원의 홍보 효과를 누린 것으로 파악된다. 2차 대회 타이틀스폰서였던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브랜드 노출도 측면에서는 PBA투어가 다른 어떤 브랜드 마케팅보다 효과가 뛰어났다. 당구 스폰서 계약을 계기로 선수 후원까지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PBA-LPBA투어를 주관하는 프로당구협회 장상진 부총재는 “PBA-LPBA투어는 대회 기간에 하루 평균 10시간씩 TV 채널을 통해 중계되며, 하루에 15시간 중계하는 네이버, 다음, 유튜브 등으로도 손쉽게 지켜볼 수 있다. 재방송을 포함하면 연간 400시간 이상 방송이 편성된다. 경기 특성상 정적인 화면이 많다 보니 브랜드 노출도가 높다”고 말했다. 대회마다 지상파 TV가 생방송 또는 녹화방송으로 1∼2시간 중계하는 계약을 맺은 것도 미디어 가치를 키우고 있다.
올해 PBA와 LPBA 출범 후 남자 128명, 여자 64명 등 192명의 프로당구 선수가 탄생했다. 아마추어 선수 시절 부업을 겸하는 등 당구에 전념하기 어려웠던 선수들은 프로 전향 후 당구에만 집중하게 됐다. LPBA 2차 투어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서한솔(22)은 “프로 전향 전에는 치킨집, 맥주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당구 선수 생활을 병행했다. 요즘은 훈련 구장에서 훈련 보조금과 개인 장비도 지원받는다. 당구 선수로서 생계 걱정을 덜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올해 타이틀 스폰서를 진행했던 업체들을 중심으로 프로팀을 만들어 팀 리그도 진행할 예정이다. 장 부총재는 “4개 팀 정도 얘기가 됐다. 이후 추가로 2개 정도를 더 창단해 6개 팀 리그를 만들 계획이다. 각 팀은 남자 3명, 외국인 1명, 여자 1명으로 구성된다. 그렇게 되면 최소한 30명의 선수가 더욱 안정적으로 당구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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