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성체육계를 이끌어나갈 재목으로 인정받은 ‘육상 샛별’ 양예빈(15·계룡중)이 54초대 진입 목표를 당당히 밝혔다.
양예빈은 지난 26일 서울 노보텔 앰버서더 동대문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올해 29년만에 한국 여중생 400m 기록을 경신하는 등 육상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양예빈에 대한 기대치를 알 수 있는 수상이었다.
양예빈이 전국구 스타로 떠오른 경기는 지난 5월 전북 익산에서 열린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여자 계주 결승전이었다. 충남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크게 벌어져 있던 거리를 따라잡은 뒤 1위로 골인한 장면이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된 것.
전국소년체육대회 여자 200m, 400m, 1600m 계주에서 우승하며 3관왕에 오른 양예빈은 7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문체부장관기 전국 육상경기대회에서 29년만에 여중부 400m 신기록을 작성했다. 55초29로 골인하면서 1990년 김동숙의 55초60을 0.31초 단축했다.
8월에 충북 보은에서 열린 추계 전국중고육상경기대회 여중부 400m에서도 양예빈은 역대 여중부 2위 기록인 55초35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양예빈이 2회 연속 55초대 기록을 세우자 그의 잠재력에 의문을 품고 있던 시선도 거의 사라졌다.
중학교 3년을 마친 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양예빈. 그는 “시즌이 끝났지만 동계훈련을 준비해야할 때”라며 “훈련이 더 힘들어질 것 같지만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동급생들 중에는 이미 적수가 없는 상황. 따라서 양예빈에게는 선배들과 경쟁할 수 있는 고교 진학이 기록을 끌어올릴 기회다.
양예빈은 “계속 더 잘해야 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부담도 되고 걱정도 된다”며 “앞으로 기록을 계속 앞당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수줍어하던 모습을 보이던 양예빈이지만 54초대 기록 얘기가 나오자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내년에는 54초대 기록에 도전할 것이냐는 말에 양예빈은 “당연하죠. 당연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양예빈은 육상에만 골몰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훈련을 마친 뒤에는 평범한 여중생으로 돌아간다. 먼 미래에 대한 계획도 없다. 단지 눈앞에 있는 자기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 목표다. 지금은 54초대 진입만을 바라보고 있다.
“가끔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있다”며 수줍게 미소를 보이던 양예빈은 향후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 출전을 얘기하자 “그냥 열심히 하겠다”며 다시 한 번 배시시 웃었다. 시상대에 올라서는 “그동안 도와주신 김은혜 코치님과 선생님, 가족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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