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시즌을 절반 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이겨냈다.”
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23·한체대)에게 2019시즌은 영욕의 시간이었다. 잘 싸우고 선전했지만 허리 부상으로 6개월 가량을 치료와 재활에 집중해야 했다. 그래도 스스로에 갈채를 보냈다. “예전보다 성숙해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부했다.
정현은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제네시스와 함께 하는 정현과의 만남 2019’ 행사에 참석, 팬 미팅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결과에 구애받기보다 테니스를 예전처럼 즐기고 있다. 코트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정현은 1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 출격, 본선 2회전에서 탈락했다. 2월에는 남자프로테니스(ATP) ABN 암로 토너먼트 1회전을 넘지 못했다. 진짜 아쉬움은 그 이후였다. 허리 부상으로 반년을 통째로 날렸다.
복귀 무대는 7월 말 중국에서 개최된 청두 챌린저 대회였다. 정현은 여기서 정상에 섰다. 자신감과 경기 감각이 살아났다. “정말 설¤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 이후 US오픈에 출전해 예선 1~3회전을 통과했고, 본선에 올랐다. 본선 2회전에서 페르난도 베르다스코를 눌렀지만 3회전에서 라파엘 나달(이상 스페인)에게 무릎을 꿇었다. 정현은 나달과의 승부를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매치로 꼽았다.
정현은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끝난 재팬 오픈에서는 8강에 진입했고, 이어 나선 시즌 마지막 대회인 오스트리아 이스트방크 오픈 1회전에서 2016년 윔블던 우승자 밀로시 라오니치(캐나다)를 격파하는 등 좋은 인상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솔직히 올해는 많은 기대를 걸었다. 지난해 1월 호주오픈 4강에 올라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한 정현은 2018년 4월 세계랭킹 19위까지 올랐다. 그래서 올해 성과가 큰 관심사였다. 부상이 더욱 아쉬울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정현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작년 호주오픈 이후 부담이 컸다. 이제 과정을 더 중요하게 본다”고 여유를 보였다. 최근 페이스를 끌어올린 권순우(22·당진시청)에 대해서도 “올해 우리나라의 어린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 권순우도 잘하고 있다. 향후 투어대회에서 자주 만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현의 내년 목표는 분명하다. 아프지 않은 시즌이다. “몸 관리를 잘해 부상 없이 코트에 오랫동안 뛰고 싶다”고 했다. 서브와 리턴, 체력을 위해 다음주부터 태국 방콕에서 3주 간 동계훈련을 계획했다.
한편, 정현은 인터뷰 이후 팬 미팅에 나서 모교 삼일공고 테니스부와 주니어 테니스 후배들에게 즉석 ‘원 포인트 레슨’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주니어 선수들은 정현이 직접 마련한 애장품과 친필 사인볼 등을 받고 기뻐했다. 강준수(삼일공고 3년)는 “실제로 (정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기뻤다. 몇 년 후 ATP 투어에서 꼭 만나자고 약속했다”고 즐거워했다.
정현 후원 2년차를 맞이해 이번 행사를 주최한 제네시스 관계자는 “제네시스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과 제네시스 챔피언십 등 골프 마케팅을 비롯해 브랜드와 결이 맞는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정현은 글로벌 무대에서 끊임없이 도전하는 우리 브랜드의 행보와 닮은꼴이다. 향후에도 정현처럼 역량있는 선수들이 세계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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