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종료 1초를 남겨두고 공격권을 쥔 KT의 작전 시간에 허훈(24·KT)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74-73으로 KT가 LG에 1점 앞서고 있었기 때문에 패스를 받은 선수가 상대가 달려들기 전에 공을 하늘로 던져 1초가 흐르게 만들자는 것이었다. 팀 동료들도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찌르는 자세를 취하며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경기 재개 후 김영환의 패스를 받은 양홍석이 안정적으로 볼을 잡고 1초를 흘려보내 KT는 승리를 지켜냈다. 하늘로 공을 던지는 허훈의 작전(?)은 실행되지 않았지만 연승 행진을 이어간 KT 선수들은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KT는 14일 LG를 꺾고 9년 2개월여 만에 7연승을 질주했다. 에이스 허훈이 팀 내 최다인 18득점(8도움)을 기록했고, 바이런 멀린스가 15득점(14리바운드)을 기록하며 골밑을 굳게 지켰다.
지난달 8위까지 떨어졌던 KT는 허훈과 멀린스의 맹활약 속에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15일 경기가 없었던 KT는 이날 선두 SK에 71-76으로 패해 6연승을 마감한 KGC와 공동 2위가 됐다. KT 상승세의 주역 허훈은 평균 16.5득점, 7.36도움을 기록하며 두 부문 모두 국내 선수 중 1위에 올랐다.
센터 멀린스(212.5cm)는 장신임에도 34.3%의 3점슛 성공률(외국인 선수 중 4위)을 기록하며 내·외곽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여기에 외곽포가 강해 ‘양궁 농구’로 불리는 KT는 국내 슈터들이 고르게 득점에 가세하면서 경기당 평균 9.59개의 3점슛을 성공시켜 10개 구단 중 1위를 질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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