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부진하게 대회를 시작했던 벤투호가 숙적 일본을 꺾고 동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유종의 미로 손색없는 마지막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대표팀이 18일 오후 7시30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일본과의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대회 3연패에 성공했고 동아시안컵 사상 처음으로 개최국 우승이라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 2000년 이후 19년 만에 안방에서 거둔 한일전 승리라 더 값졌다. 이번 대회는 79번째 한일전이었고 한국은 42승23무14패로 우위를 계속 이어가게 됐다. 벤투 감독 입장에서도 한국과 함께 한 첫 우승, 첫 한일전 승리 등 얻은 게 많았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은 “우선 선수들을 비롯해 함께 고생한 모든 스태프에게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한 뒤 “치열한 경기였는데 우리 선수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뛰어줬다. 팀을 위해 희생을 했기 때문에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일전을 끝으로 벤투호의 2019년의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벤투 감독은 “2018년 8월에 부임해 지금까지 25경기를 치렀는데 패배는 단 2번뿐이다. 성적은 나쁘지 않다”고 말한 뒤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스타일이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스타일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계속 정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벤투 감독과의 일문일답.
-경기 소감은. ▶먼저 선수들에게 우승을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 함께 고생한 스태프들도 축하한다. 우리 팀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상당히 좋은 경기였다. 두 팀 모두 치열하게 맞붙었다. 중요한 것은 경기 내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매 순간마다 잘 이해해줬다는 사실이다. 흐름을 잘 파악했기에 정당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상대에게는 결정적인 찬스를 내주지 않았고 우리는 추가 득점 찬스를 여러 번 만들었다. 모든 선수들이 희생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시즌이 끝난 뒤라 회복할 시간이 부족했는데, 좋은 경기를 펼쳐줬다.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뛴 대회였다. ▶동아시안컵은 우리가 치르던 월드컵 예선과는 성격이 다른 대회였다. 아무래도 새로운 선수들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았고 우리와 처음 함께 한 선수도 2명이 있었다. 대회 전체적으로는 우리 팀이 추구하는 축이 유지된 채 진행됐다. 아무래도 새로운 선수들로 완전히 다른 팀을 만들기는 시간이 부족했다.
-일본전 전략은 무엇이었나. ▶방향을 명확하게 세웠다. 우선 일본의 1차 빌드업을 강한 압박으로 저지하려 했다. 골키퍼부터 시작하는 일본의 빌드업 패턴을 다양하게 연구해서 저지하려 했다. 하지만 90분 내내 전방압박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전방 압박이 필요할 때와 좀 내려와서 압박해야할 때를 연구했다. 공을 빼앗았을 때 어떻게 전환해서 나갈 것인지 고민했고, 빠른 윙어들을 활용해 역습을 도모하려 했다. 결국 이런 전략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색깔을 유지하면서 좋은 경기를 했다.
-2019년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팀이 잘 가고 있는가.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과정은 긴 여정이다. 핵심목표는 2022 월드컵 본선에 진출해 본선에서 좋은 경기를 하는 것이다. 그 목표를 향해서 2018년 8월부터 시작해 지금껏 25경기를 치렀는데 패배는 아시안컵 8강전과 지난달 브라질전 뿐이다. (15승8무2패)
결과는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이 대회를 우승했다. 결과도 결과지만 우리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중요하다. 부임 후 1년 여 동안 확실히 우리만의 색깔, 우리만의 스타일을 확립한 것 같다. 축구를 조금이라도 아는 팬들이라면 우리가 우리다운 자취를 남기고 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확실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확신을 가지고 계속 스타일을 유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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