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18일 부산에서 막을 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홍콩·중국·일본을 연달아 꺾고 3전 전승으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최근 3연패와 함께 통산 5번째 우승이다.
홍콩전(2-0)과 중국전(1-0)이 끝났을 때만 해도 다소 불안감을 줬던 대표팀은 일본과의 대회 최종전(1-0)에서 평소 보지 못했던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여 모처럼의 시원함을 안겨줬다.
대표팀은 E-1 챔피언십을 통해 세 가지 소득을 얻었다. ▲방향성 ▲자원 확대 ▲월드컵 예행연습 등이다.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컬러는 전방위적인 빠른 압박과 전 포지션에 걸친 유기적인 빌드업이다. 경기 결과·상대와 관계없이 꾸준히 컬러를 입히려 노력했고, 일본전에서 이상향에 근접하는 결실을 얻었다.
물론 일본이 베스트 진용은 아니었다. 2020도쿄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22세 이하의 어린 선수들을 대거 차출했다. J리그 성인군도 있으나 오늘보다 내일에 초점을 둔 자원들이다.
하지만 성과를 폄훼할 이유는 없다. 벤투호 또한 최고 전력이 아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기간이 아닌 탓에 애초에 한·중·일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로 한정한데다 김신욱(상하이 선화), 이용(전북 현대) 등 핵심 멤버들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대표팀은 틀을 유지했다. 특히 그간 부름을 거의 받지 못한 얼굴들이 대거 차출됐음에도 색깔을 지켰다. 벤투 감독도 대회 결산 인터뷰에서 “옳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팀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확실한 컬러를 구축했고, 뚜렷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확신, 믿음, 자신이 있다”고 했다.
전력 운용폭이 넓어졌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대표팀 철학이 소속 팀과 다를 수 있어 새 얼굴들을 합류시키면 다소 혼란이 올 수 있는데, 연령과 관계없이 활용범위를 넓혀 주축 부상 등의 비상시국에 언제든 대처가 가능하게 됐다.
벤투 감독을 선임했고, 꾸준히 교감해온 대한축구협회 김판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부회장)은 E-1 챔피언십을 앞두고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 운용의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실제로 이뤄진 셈이다.
벤투호의 목표인 2022카타르월드컵에 대한 예행연습도 잘 이뤄졌다. 6~7월에 열리던 기존과 달리 카타르월드컵은 11월 21일부터 12월 18일까지 진행된다. 물론 지역예선 통과가 우선이지만 시즌 직후 회복과 관리, 전술 준비 등을 미리 경험할 수 있었다. 여름과 겨울 국제대회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