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여자 외국인 2호 부산시설공단 아리시나
유럽 챔스 2번이나 2위… “류은희 공백 걱정마세요”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지난 시즌 핸드볼리그 여자부 통합챔피언 부산시설공단의 훈련장인 부산 기장체육관에서는 요즘 ‘나이스 슛’ ‘슬롤리(slowly)’ 같은 영어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지난달 16일 팀에 합류한 외국인 선수 리우보브 아리시나(31·사진)가 있기 때문.
아리시나는 지난 시즌 후 유럽 무대로 진출한 ‘에이스’ 류은희(파리92)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즉시 전력감으로 영입했다. 9월 강재원 부산시설공단 감독이 여자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한 도쿄 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 당시 카자흐스탄 대표팀의 일원이던 그를 설득해 한국행을 이끌었다. 2011년 핸드볼리그 출범 이후 여자부에서 외국인 선수가 뛰는 것은 지난 시즌 부산시설공단 캐시 달링(미국) 이후 아리시나가 두 번째다. 주전으로 나서는 것은 아리시나가 처음이다.
러시아 출신인 아리시나는 핸드볼 강국 중 하나인 러시아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러시아 명문 클럽 HC라다에서 유럽 챔피언스리그 준우승만 두 차례 경험하기도 했다.
아리시나는 “아시아 무대는 한국이 처음이다. 하지만 부산 바다, 높은 빌딩 등을 보니 너무 좋다. 신선한 생선 요리뿐만 아니라 쌀밥, 매운 김치까지 입에 안 맞는 음식이 없다”며 적응을 자신했다.
빠른 속도로 팀에 녹아들고 있어 팀 관계자들을 흐뭇하게 한다. 180cm의 장신이지만 발도 느리지 않은 데다 오른손을 위로 쭉 뻗어 내리찍듯 던지는 장거리 슛은 골키퍼를 옴짝달싹 못 하게 한다. 강 감독은 “완전 유럽 스타일이다. 골키퍼들이 아리시나의 슛이 눈에 익다 보면 국제대회에서 유럽 강팀들을 상대로도 더 나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유럽에서 오랜 선수 생활을 통해 ‘프로 마인드’가 몸에 배 훈련장 안팎에서 솔선수범하며 동료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동료들은 자신의 이름을 ‘류바’라고 줄여서 소개한 그에게 어감이 비슷하고 부르기 쉬운 ‘유미’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아리시나에게 목표를 묻자 “러시아 사람들은 얘기를 밖으로 꺼내면 부정 탄다고 생각한다. 마음속 목표가 있지만 말은 하지 않겠다”며 웃는다. 조심스러워했지만 그는 “류은희의 공백을 메우겠다”는 말로 우승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20일 개막전에서 부산시설공단은 광주도시공사에 29-34로 패했다. 하지만 아리시나는 팀 내 최다인 10점(성공률 76.9%)을 기록하며 고군분투했다. 아리시나가 빠르게 리그 적응을 마치고 부산시설공단의 2연패를 이끌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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