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봄 배구에서 경쟁했던 대한항공, 우리카드, 현대캐피탈이 반환점을 돈 남자 프로배구 상위권에 오른 가운데 주축들이 대거 국가대표팀에 차출되는 4라운드 초반 승부가 주목을 모으고 있다. 우승 향방을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3라운드 일정이 마무리된 26일 현재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대한항공은 13승5패, 승점 36점으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위 우리카드(12승6패·승점 33)와 3위 현대캐피탈(11승7패·승점 33)은 승점 3점 차로 대한항공을 추격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현대캐피탈과 승점은 같지만 승수에서 앞서 있다.
갈수록 순위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대한항공은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며 강팀의 면모를 뽐냈다. 대한항공은 3라운드에서도 3승2패를 기록, 단독 선두로 하반기를 시작하게 됐다.
전반기 대한항공에서는 안드레스 비예나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비예나는 194㎝로 신장은 다소 작지만 득점 1위(479득점)로 맹활약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비예나는 공격성공률(56.49%), 서브(72개) 등에서도 1위에 올라 있다.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의 부상으로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으나 대한항공은 베테랑 세터 유광우가 한선수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전력 손실을 최소화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셨던 우리카드가 대한항공을 위협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펠리페(336득점·3위)와 나경복(294득점·5위)의 원투펀치가 좋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신인왕 황경민도 총 226득점으로 리그 전체 득점 9위에 오르면서 2년 차 징크스에 대한 우려를 씻어냈다. 팀이 시즌 초반 외국인 선수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기에 황경민의 성장은 우리카드에 희소식이었다.
현재 3위인 현대캐피탈은 후반기 상위권 경쟁 중심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캐피탈은 우간다 출신의 다우디 오켈로의 합류 후 7승1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우디의 활약에 힘입어 어느새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큰 신장과 높은 점프력을 앞세우는 다우디의 타점 높은 공격은 다른 팀들에게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다우디는 현재까지 8경기에서 183점을 쌓아 올리는 무서운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잘나가고 있는 대한항공, 우리카드, 현대캐피탈 등이지만 4라운드 초반 국가대표팀 차출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남자 대표팀은 지난 22일 소집돼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예선을 준비하고 있다.
총 14명의 국가대표 중 상위 3개 팀 소속이 무려 9명이다. 대한항공이 4명(정지석, 곽승석, 김규민, 한선수)으로 가장 많고 현대캐피탈이 3명(전광인, 신영석, 최민호), 우리카드(나경복, 이상욱)가 2명이다. 당장 28일부터 4라운드가 시작되기에 전력 공백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28일부터 휴식기 직전인 내달 4일까지 대한항공과 우리카드는 2경기, 현대캐피탈은 1경기를 치르게 된다. 특히 우리카드는 국가대표가 없는 한국전력과 경기도 치러야 해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는 국가대표 차출 이후 치른 3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각각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을 제압하며 값진 승점을 챙겼다. 주축들의 공백을 메우고 승리하는 법을 찾은 만큼 남은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가장 많은 선수가 대표팀에 차출된 대한항공은 여러 선수들을 레프트 자리에 준비시키고 있다. 하지만 정지석, 곽승석 등의 빈자리를 어느 정도 채워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한선수가 빠진 자리에 유광우가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