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인천 남동구 장수파크골프장에서 만난 파크골프 동호인들은 이구동성으로 파크골프장 신설을 반겼다. 인천은 인구(약 300만 명)나 면적에 비해 다른 지역보다 파크골프장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파크골프장은 전국에 약 250개가 있는데 인천은 4곳뿐이다.
내년 12월 인천 연수구 송도동 달빛공원 유수지에 들어설 파크골프장은 지역주민들의 제안이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체육시설 조성으로 연결된 모범적인 사례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총예산 38억8000만 원을 들여 2만8000m²(약 8500평) 부지에 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고 있다. 주차장(100대 규모)과 휴게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도 갖추고 반응이 좋으면 18홀을 추가로 만들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손주동 주무관(환경녹지과 공원조성팀)은 “지자체가 축구장 4배 면적의 공공체육시설을 조성하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그런데 타당성 조사를 해보니 파크골프장의 시설 활용도는 무척 뛰어났다. 축구장과 야구장은 평일엔 텅텅 비는데 파크골프장은 일주일 내내 오전부터 오후까지 이용객들로 붐빈다. 달빛공원 파크골프장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이 발상지인 파크골프(Park Golf)는 골프의 축소판이다. 정규 18홀 코스는 파3(40∼60m)와 파4(60∼100m) 8개 홀씩, 파5(100∼150m) 2개 홀로 구성되고 기준 타수는 66타. 티샷부터 퍼팅까지 모든 샷에 로프트가 0도인 전용 골프채(길이 86cm, 무게 600g 이하) 한 개만 사용하며 공은 지름 6cm, 홀컵은 지름 20cm다. 모든 벌타가 2벌타인 것을 제외하면 경기 규칙은 골프와 똑같다.
황정오 인천시 파크골프협회장은 “파크골프의 장점은 가깝고 저렴하고 쉽다는 것이다. 코스가 도심 근처 공원과 녹지공간에 조성돼 있어 접근성이 좋고 하루 이용료 2000원 정도에 3개월만 치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3대가 동등한 조건에서 샷 대결을 벌일 수 있는 유일한 스포츠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 6월 제33회 일본 홋카이도 파크골프대회에서 36홀 32언더파로 준우승한 이근형 인천 중구파크골프협회장은 “등산은 따분할 수도 있지만 지인들과 두런두런 담소를 나누며 18홀 두 시간 동안 잔디밭을 1만 보 이상 걷는 파크골프는 운동 효과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효험이 탁월하다”고 자랑했다.
일본의 파크골프 동호인은 약 200만 명, 파크골프장은 한국의 10배인 약 2500개다. 국내 파크골프 등록 동호인은 약 4만 명, 실제로 즐기는 인구는 4년 전 2만 명에서 20만 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대해 대한파크골프협회(회장 이금용) 황재명 사무차장은 “국내 파크골프 인구는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국의 파크골프장마다 이용객 수가 해마다 1.5∼2배씩 늘고 있다”고 밝혔다.
공공체육시설은 설치 못지않게 중요한 게 그 운용이다. 대부분의 파크골프 동호인들은 개장 시간과 기간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동호인은 “지자체가 관리하다 보니 계절에 관계없이 오전 9시에 열고 오후 5시에 닫는다. 게다가 겨울에 3개월 이상 휴장하는 지역도 있다. 한여름에는 아침 일찍 문을 여는 등 개장 시간을 더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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