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류현진(32)을 영입한 것을 두고 미국과 캐나다 현지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ESPN, MLB.com 등 현지 매체는 지난 23일(한국시간) 류현진이 토론토와 4년 총액 8000만달러 계약에 합의했다고 일제히 전했다.
류현진과 토론토의 계약 합의 소식이 전해진 뒤 현지에서는 류현진 영입이 “팀에 꼭 필요한 계약”이라는 긍정적 의견과 “과도한 지출”이라는 반대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류현진은 이번 비시즌 FA 시장에 나온 다른 대어급 투수보다는 낮은 금액에 토론토와 계약에 합의했다. 하지만 토론토가 부상 이력이 있는 30대 투수에게 8000만달러라는 거액의 금액을 썼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8000만달러는 토론토 구단 역대 투수 최고 FA 계약 기록이다. 야수까지 포함하면 역대 세 번째 규모다. 토론토 구단 역사상 가장 큰 FA 계약은 외야수 베론 웰스가 쓴 7년 1억2600만달러이며 그 뒤를 포수 러셀 마틴(5년 8200만달러)이 잇고 있다.
류현진 영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쪽에서는 그의 나이와 부상 이력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의 칼럼니스트 버스터 올니는 “토론토가 류현진과 사인을 한 것을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른다”며 “다만 경기 내용은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올니는 “탱킹 시대에 이기려고 노력하는 것은 좋아보인다”면서도 “지난 5시즌간 160이닝이상을 단 한 번밖에 던지지 못한 32세 투수에게 8000만달러를 썼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전했다.
류현진은 빅리그 데뷔 첫 해인 2013년 192이닝을 던진 뒤로 지난해까지 160이닝 이상을 던진 적이 없다.
2014년 152이닝을 소화한 뒤 어깨 수술을 받아 2015시즌은 통째로 날렸고 2016시즌에는 단 한 차례밖에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사타구니, 목 등 작은 부상이 잦았던 그에게 내구성 의문은 항상 따라다니는 꼬리표였다.
그러나 올해는 29경기에 선발 등판해 182⅔이닝을 소화했고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작성했다. 평균자책점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오른 그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데뷔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친 류현진이었기에 그의 영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미국 스포츠 매체 스포츠너트는 2020시즌 상승세가 기대되는 메이저리그 5개 구단 중에 하나로 토론토를 지목했다.
스포츠너트는 “류현진이 내구성에 우려를 안고 있지만 그는 건강할 때는 리그 최고의 좌완 투수 중 하나”라며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체이스 앤더슨, 태너 로어크 등과 짝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야구 전문 매체 베이스볼에센셜은 “류현진이 토론토 선발 로테이션에 신뢰감을 더할 것”이라며 “스트라이크 기계 류현진은 의심의 여지 없는 토론토의 에이스”라고 평가했다.
시즌 시작 전부터 류현진 영입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는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망주들의 성장과 함께 류현진의 진가가 발휘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스포츠넷 캐나다는 “1년 전 토론토는 한 시즌 동안 21명의 선발 투수를 기용했는데 류현진의 존재는 토론토에 ‘오프너’를 없앨 수 있다”며 “그의 영향력은 2021년 이후에 더 빛을 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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