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 한 번뿐인 신인왕은 KBO리그에 발을 내딛는 ‘루키’ 모두가 탐내는 타이틀이다. 자연히 팬들의 관심도 최우수선수(MVP), 골든글러브만큼 뜨겁다. 수년간 이어지던 ‘중고신인’의 강세는 최근 3년간 깨졌다. 과연 2020년, 새해 최고의 루키 타이틀은 누가 가져갈까.
● 올해도 리그 폭격을 준비하는 순수신인들 신인왕 자격은 입단 6년차 이내 선수 가운데 전년도까지 투수는 30이닝 이내·타자는 60타석 이내 선수에게 주어진다. 1군 경력이 일천한 이들에게만 신인의 자격을 인정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역대 37명의 신인왕을 살펴보면 중고신인이 11명에 달한다. 특히 2008년 최형우(당시 삼성 라이온즈)를 시작으로 2016년 신재영(당시 넥센 히어로즈)까지 9년 연속 중고 신인이 차지했다. 200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가 뚜렷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난 3년은 순수신인이 다시 득세했다. 2017년 이정후(당시 넥센)를 시작으로 2018년 강백호(KT 위즈), 2019년 정우영(LG 트윈스)이 타이틀을 따냈다. 이정후는 안타, 강백호는 홈런에 관한 고졸신인 각종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들은 당해 년도를 넘어 KBO리그 간판스타로 발돋움 할 준비를 마쳤다.
여전히 아마추어와 프로의 간극은 뚜렷하지만 구단들이 육성 기조로 전환하며 자질 있는 1년차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기회를 받고 있다. 올해도 주목할 만한 루키들이 즐비하다. ‘빅3’로는 소형준(KT), 정구범(NC 다이노스), 박주홍(키움)이 꼽힌다. 소속팀이 신인에게 열린 분위기인 데다 사령탑이 적극 기용을 천명한 만큼 다른 선수보다 몇 발 앞선 구도임은 분명하다. 이외에도 이민호(LG), 허윤동(삼성 라이온즈), 박민(KIA 타이거즈) 등을 향한 현장의 기대감이 크다. 만일 올해도 순수 신인이 타이틀을 따낸다면 2004~2007년 이후 13년 만에 4연속시즌 순수 신인왕 배출이 된다.
● 풍성한 신인의 등장을 기대한다 2019시즌 기대감을 안겼던 이들은 중고신인의 역습을 노리고 있다. 등판 자체가 스토리인 ‘비선출’ 한선태(LG)는 지난해 6경기에서 7.1이닝을 소화해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가능성을 보인 만큼 약점으로 지적된 골반 통증과 변화구 제구를 가다듬는다면 대약진도 꿈꿀 만하다. 여기에 2019년 데뷔한 SK 와이번스 김창평(2019년 53타석), 백승건(19.1이닝), 두산 베어스 김대한(18타석), KIA 타이거즈 오정환(29타석)도 ‘규정상’ 신인왕 요건을 충족한다. 물론 2019년 신인왕 경쟁군이었던 전상현, 이창진(이상 KIA), 김태진(NC)이 그랬듯 중고신인은 누가, 언제, 어떻게 튀어나올지 예측이 어렵다. 확실한 건 신인왕 경쟁 구도에 뛰어드는 새 얼굴이 많아질수록 KBO리그의 스토리가 풍성해질 것이란 사실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