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은 뒤 사실상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던 손흥민 없이 한동안 일정을 소화해야했던 조제 모리뉴 감독은 지난 2일 사우샘프턴과의 경기가 0-1 패배로 끝난 뒤 “손흥민 없이 3경기를 치르면서 문제가 생겼다”는 솔직한 견해를 밝혔다.
손흥민은 지난해 12월23일 첼시와 2019-2020 EPL 18라운드 경기 중 퇴장을 당했다. 당시 손흥민은 후반 17분 뤼디거를 발로 가격해 레드카드를 받았고 이후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3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때문에 손흥민은 12월26일 브라이튼 앤드 호브 알비온전, 12월29일 노리치 시티전 그리고 지난 2일 사우샘프턴전에 모두 결장했다. 토트넘은 언급한 3경기에서 1승1무1패에 그쳤을 정도로 그의 빈자리는 크게 느껴졌다.
때문에 5일 미들즈브러와의 FA컵 3라운드를 통해 다시 필드를 밟은 손흥민의 복귀는 모리뉴 감독과 토트넘에게 천군만마 같은 존재였다. 그런데 고민이 하나 풀리자 다른 쪽에서 두통을 유발하는 악재가 발생했다. 간판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빠진 자리도 공백이 상당히 컸다.
토트넘이 5일 밤(한국시간) 영국 미들즈브러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들즈브러와의 FA컵 3라운드(64강)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겼다. 가뜩이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토트넘으로서는 2부리그 클럽과 재경기를 펼쳐야하는 좋지 않은 상황이 됐다.
이날 미들즈브러의 콘셉트는 확실했다. 기본적으로 파이브백을 구성하고, 공이 중앙으로 투입될라치면 빠르게 3~4명의 선수들이 또 한 줄의 방어막을 구축하는 소위 ‘밀집수비’를 들고 나왔다. 토트넘이 공을 소유한 시간은 많았으나 정작 결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잡는 것은 드물었다.
센터백들까지 미들즈브러 진영까지 올라와 있는 장면들이 심심치 않게 보일 정도로 토트넘이 공격을 주도했으나 사실 상대 위험지역 내에서의 공략은 쉽지 않았다. 4경기 만에 필드를 밟은 손흥민을 비롯해 루카스 모우라와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이 자리를 옮겨가면서 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이날 미들즈브러는, 박스 안에서는 철옹성 같은 견고함을 보였다. 확실히 전형적인 스트라이커 유형이 아닌 손흥민이나 모우라는 케인보다 포스트 플레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미들즈브러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수비 전술을 가동한 느낌도 적잖았다.
결과적으로 케인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우는가가 향후 토트넘 행보에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EPL이나 UCL에서 만날 팀들이 2부리그 소속의 미들즈브러처럼 극단적 수비를 들고 나오지는 않겠으나 아무래도 케인이 있고 없음은 차이가 크다. 이날 박스 안에서 어쩔 수 없이 스트라이커 임무를 맡았던 손흥민은 좁은 공간 안에서 답답한 모습이 역력했다.
정점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스트라이커가 있어야 손흥민, 모우라, 알리 등 창의성과 드리블, 슈팅 능력을 갖춘 자원들의 장점이 보다 빛날 수 있다는 것을 떠올릴 때 모리뉴 감독의 고민도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지 매체들은 케인이 최소 4주에서 6주 이상 출장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월에나 복귀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아주 큰 문제가 발생한 토트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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