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트 날 앞쪽에 톱니 달린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은 '휘어진 스케이트 날'
스피드스케이팅, 스케이트 날 뒤쪽이 분리…'클랩스케이트'
빙상 3개 종목인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모두 부츠에 스케이트 날이 달린 스케이트화를 신고 빙판 위를 누빈다.
언뜻 보면 비슷해보일 수 있지만, 3개 종목 선수들이 신는 스케이트화는 모양이 각기 다르다. 빙상 선수들의 가장 중요한 장비인 스케이트화는 각 종목의 특성에 따라 생김새에 차이가 있다.
3개 종목 스케이트화 중에 가장 구분하기 쉬운 것은 단연 피겨스케이팅 스케이트화다.
피겨스케이팅 스케이트 날 앞쪽은 톱니 모양으로 돼 있다. 이를 토(toe)라고 한다.
토가 있는 것은 점프를 위한 것이다. 토를 빙판 위에 찍으면서 도약하는 점프를 토 점프라고 한다. 토 점프를 강점으로 삼는 스케이터의 경우 4개의 톱니 아래 쪽으로 2개의 톱니가 더 달려있는 스케이트화를 사용하기도 한다.
점프를 뛰고 착지를 해야하기 때문에 스케이트 날의 길이는 3개 종목 중 가장 짧고, 두께는 4~5㎜로 가장 두껍다.
또 스케이트 날 가운데에는 오목한 홈이 파여있어 날 양쪽 가장자리가 솟아있는데, 이를 에지(edge)라고 부른다.
날이 짧고 에지가 있는 것은 피겨 선수들이 급격하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에지를 밀면서 도약하는 점프도 있는데, 규정된 에지를 사용하지 않으면 롱에지로 감점을 받는다. 피겨스케이팅 스케이트화 부츠는 빙상 3개 종목 중 발목 부분이 높이가 가장 높다. 점프를 뛰어야하는 피겨 특성상 선수들의 발목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피겨 4개 종목 중에서도 차이는 있다. 점프 동작이 없고 에지를 수월하게 사용해야하는 아이스댄스는 남녀 싱글, 페어 종목과 비교해 스케이트 날이 짧고, 부츠의 발목 높이는 비교적 낮다.
피겨와 달리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의 스케이트화는 외관상으로 한 눈에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차이가 크다.
쇼트트랙 스케이트 날은 휘어져있는 것이 특징이다. 코너를 도는 방향인 왼쪽으로 휘어져있다. 이렇게 스케이트 날을 휘는 작업을 벤딩이라고 한다.
또 스케이트 날이 부츠의 중심이 아니라 왼쪽으로 치우쳐 있다. 왼발은 새끼발가락 쪽에 가깝게, 오른발은 엄지발가락 쪽에 가깝게 스케이트 날이 달려있다.
이는 모두 코너를 용이하게 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쇼트트랙은 112.12m의 타원형 트랙에서 경쟁을 펼친다. 트랙의 48%인 53.81m가 곡선주로로 돼 있어 곡선주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빠져나오느냐가 관건이다.
왼쪽으로 휘어진 스케이트 날은 코너를 돌 때 원심력에 의해 몸이 바깥쪽으로 밀리는 현상을 막아준다. 스케이트 날이 왼쪽에 치우쳐 있는 것은 코너를 돌 때 왼쪽으로 기우는 몸의 중심을 더 잘 잡기 위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쇼트트랙 스케이트 날은 앞뒤를 깎아 가운데를 볼록하게 만든다. 스케이트 날이 초승달처럼 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이 작업을 ‘로그’라고 한다.
얼음과 닿는 면적을 최소화해 스피드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곡선주로를 부드럽게 주파하기 위한 것이다.
스케이트 날을 휘는 정도나 로그의 정도는 선수들의 주행 스타일에 따라 제각각이다.
쇼트트랙 스케이트 날은 1.2~2㎜ 정도다. 스피드스케이팅보다 두껍고, 피겨스케이팅보다는 얇다.
또 날의 뒤끝이 둥글게 깎여있어야 한다. 여러 명의 선수들이 한꺼번에 레이스를 펼치는 종목 특성상 안전을 위한 것이다.
곡선을 가파르게 돌아야하기 때문에 쇼트트랙 스케이트화 부츠의 발목 높이는 스피드스케팅보다는 높고, 피겨스케이팅보다는 낮다. 부츠가 복숭아 뼈 위까지 감싼다.
스피드스케이팅 스케이트화가 쇼트트랙과 가장 다른 점은 뒤쪽 날이 부츠에서 분리된다는 것이다. 선수들이 발을 내디딜 때 스케이트 날 뒤쪽이 부츠에서 떨어졌다가 제자리에 붙는다.
스피드스케이팅 스케이트화를 ‘클랩(clap)스케이트’라고 부르는데, 선수들이 발을 내디딜 때마다 나는 ‘탁탁’하는 소리가 마치 박수소리처럼 들린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클랩스케이트는 ‘빙속 강국’ 네덜란드가 10년 넘게 연구한 끝에 개발해 1995년 첫 선을 보였다. 클랩스케이트를 신은 네덜란드 선수들이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를 쓸어담으면서 세계적인 유행이 됐고, 현재에는 거의 모든 선수들이 클랩스케이트를 신는다.
기록으로 순위를 정하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피드다. 클랩스케이트를 신으면 뒤꿈치를 들어도 날이 빙판 위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덕분에 끝까지 힘을 실을 수 있고, 스케이트 날이 빙판에 오래 접촉할수록 얼음이 많이 녹아 마찰을 줄일 수 있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도 스케이트 날을 둥글게 하는 로그 작업과 날을 살짝 휘는 벤딩 작업을 하지만 쇼트트랙보다 정도가 훨씬 덜하다.
쇼트트랙과 달리 직선주로를 많이 달려야하는 스피드스케이팅은 빙판에 고르게 힘을 전달할수록 가속하기가 좋기 때문에 스케이트 날이 쇼트트랙보다 일자에 가깝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선수들은 코너를 돌 때 강점을 살리기 위해 밴딩을 더 많이 해 날을 더 휘기도 한다.
스피드스케이팅 스케이트 날은 빙상 3개 종목 중 가장 얇은 1~1.4㎜고, 길이는 가장 길다. 얼음에 가하는 압력을 높여 추진력을 얻어야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어 날이 가장 얇다.
스피드스케이팅 스케이트 부츠는 높이가 가장 낮다. 봉숭아 뼈 밑까지 내려가있다. 그래야 무릎과 발목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가속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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