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로 조별리그 탈락이 일찌감치 확정됐던 일본이 마지막 경기에서도 자존심을 되찾지 못했다. 전반전이 끝나기도 전에 1명이 퇴장을 당하는 악재와 함께 카타르와 무승부,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대회를 마감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U-23 축구대표팀이 16일 오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20 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B조 최종 3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차전과 시리아와의 2차전을 모두 1-2로 패했던 일본은 1무2패 B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2차전까지 2무승부를 기록 중이던 카타르는 최종 3무승부가 되면서 조 3위에 그쳐 역시 토너먼트 진출에는 실패했다. 사우디아라비아(2승1무)가 1위, 시리아(1승1무1패)가 2위로 8강에 올랐다.
전체적으로 맥이 빠진 경기였다. 일본은 이미 탈락이 확정, 동기부여가 떨어진 상태였다. 승리하면 8강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있던 카타르는 이상할 정도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흐름을 주도한 쪽은 일본이었다. 특유의 정교한 패스로 찬스를 만들어나가는 것까지는 일본스러웠으나 좀처럼 골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전반 34분 문전에서 하타테 앞에 완벽한 찬스가 만들어졌으나 슈팅이 헛발질로 끝나던 장면은 이번 대회 일본 대표팀의 집중력 결여와 맥 빠진 분위기를 전하는 상징적인 모습에 가까웠다.
경기를 잘 풀고도 리드를 잡지 못하던 일본은 전반전 막바지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나게 됐다. 전반 추가시간 일본의 다나카 아오가 축구화 바닥으로 상대의 발목을 밟는 장면이 VAR을 통해 확인되면서 레드카드 퇴장을 당했다. 후반전 45분 이상을 오롯이 10명으로 싸우게 되는 큰 변수였다.
일본 쪽에 불리한 상황이 됐으나 그렇다고 카타르의 유리한 형국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카타르의 경기력이 수준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오히려 11대 11로 싸울 때보다도 날카로움이 떨어졌던 카타트다.
승리하지 못하면 8강 진출을 도모하지 못하는 입장인데도 적극성이 떨어졌고 외려 주춤주춤 소극적이었다. 수적 우위의 여유로움도 활용하지 못한 채 외려 쫓기는 인상도 줬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일본이 반짝 솟구쳤다. 후반 28분 오가와 코키가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시도한 오른발 슈팅이 수비수 가랑이 사이를 빠져나가 카타르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일본의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불과 2분 뒤 카타르의 공격 상황에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일본 선수들은 VAR 판독을 강하게 요구했으나 주심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키커 알 아흐락이 성공시키면서 승부는 원점이 됐다.
좀처럼 예상하기 힘든 흐름으로 진행된 경기는 더 이상 골이 나오지 않았고 결국 1-1 무승부로 끝났다. 졸전을 펼친 두 팀은 모두 8강 진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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