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 싸웠다는 뜻으로 흔히 인터넷 상에서 쓰이는 ‘졌잘싸’. 일본 언론이 ‘졌잘싸’를 언급하며 자국 축구 대표팀의 예선 탈락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일본 축구 전문 매체 사커 다이제스트는 16일 ‘10명이 잘 싸웠다’는 것은 아마추어적 발상이라는 축구 평론가 세르지오 에치고의 칼럼을 실었다.
칼럼은 예선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을 두둔한 협회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칼럼을 쓴 에치고는 브라질 상파울루 출신의 전 프로축구 선수로 현재는 축구 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일본은 태국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사상 첫 예선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에 연속해서 1-2로 패하며 예선 탈락이 확정됐고 15일 열린 카타르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1-1로 비겼다.
카타르전에서 일본은 이번 대회 처음으로 선제골을 넣고 앞서나갔지만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내주며 1승 사냥에 실패했다. 결국 1무2패 승점 1을 기록, B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우리는 약하다는 뜻”이라며 “이렇게는 안된다. 올림픽 본선이 아니라 이 대회에서 상처를 받아 다행”이라고 애써 위안을 삼았다. 이 대회에는 2020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려 있지만, 일본은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자동 진출한다.
그러나 에치고는 “카타르전은 전반 막바지 1명이 퇴장당한 가운데 후반을 10명이 싸웠다”며 “모리야스 감독은 10명이 잘 싸웠다고 말했지만, 이는 감상적인 아마추어적 발상”이라고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또한 에치고는 “2연패로 탈락이 확정됐기 때문에 더 악착같이 덤볐어야 하는데 그런 의지가 느껴지지 않았다”며 “백패스로 도망쳐 버리는 장면이 많았다. 위험을 싫어하는 것이 이번 대표팀의 특징”이라고 경기력을 꼬집었다.
한국에 대한 언급도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중국과 이란, 우즈베키스탄을 연파하며 8강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3승을 거둔 팀은 한국이 유일하다.
에치고는 “한국은 강호들이 모여있는 상당한 격전지에서 3전 전승으로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했다”며 “한국은 12월부터 합숙을 시작해 동아시안컵에서 일본에 스코어(1-0) 이상의 차이를 보여주며 우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협회는 승리한 국가가 어떤 준비를 하고 대회에 임하는지 분석해야 하는 것 아닐까”라며 “모리야스 감독이 ‘나를 포함해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 말 그대로다. 올림픽에서 성적을 내기 위한 최선책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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