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팬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던 베트남과 북한의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선 ‘북한’이란 단어로 작은 해프닝이 있었다.
리유일 감독이 이끄는 북한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지난 16일 오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D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대최 첫 승을 올린 북한은 1승2패, 조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리유일 감독에게 한국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어떤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이끌고 있느냐는 질문에 리 감독은 “남쪽 기자 선생들이 관심을 가져줘서 대단히 감사하다. 우리 팀은 목표를 향한 신념과 단결력이 기본이다. 이것들이 팀을 이끄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답했다.
이후 목표에 대해선 “출전한 16개 팀의 목표는 단 하나라 생각한다. 올림픽 자격을 받는 것이다. 우리는 올림픽 진출권을 따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1승의 의미를 묻는 말에 북한이란 단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분위기가 싸해졌다. 리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통역사는 “우리는 북한이 아니다. 조선이란 단어를 사용해서 다시 질문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리 감독이 이날 사용한 단어들도 주목됐다. 팀 워크를 뜻하는 ‘집단력’, 수비진을 뜻하는 ‘방어진’ 등의 어휘를 쓰며 기자회견에 임하면서도 ‘스포츠맨’, ‘멘탈리티’ 등 영어도 함께 사용했다.
리 감독은 1승의 의미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앞선 2경기를 잘하지 못해 8강 진출을 하진 못했다. 하지만 우리는 축구팀이고 스포츠맨이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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