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은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어려운 법. 세계 최강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2020도쿄올림픽 금빛 담금질에 여념이 없는 대한민국 양궁대표팀이다.
오선택 감독이 이끄는 16명의 남녀 태극궁사들은 17일부터 미얀마 양곤의 제카산 스포츠 그라운드에서 동계전지훈련에 한창이다. 다가올 31일까지 2주 일정으로 마련된 미얀마 캠프는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으로 짜여졌다.
자체 평가전을 통해 끊임없이 활시위를 당기는 것은 기본, 웨이트 트레이닝부터 수중훈련, 기술훈련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에 나섰다.
그런데 최고의 궁사들이 최적의 인프라가 구축된 국내보다 낙후된 환경의 미얀마를 굳이 찾아간 배경은 간단하다. 기후 적응이다. 하계올림픽이 열릴 7~8월의 일본 도쿄는 불볕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시기다.
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연중 내내 고온다습한 미얀마의 찜통과 같은 더위와 도쿄가 상당히 비슷하다. 1월 현재 양곤 지역의 평균 기온은 섭씨 31도로 습기를 머금은 활을 쏘고, 끊임없이 움직이며 더위에 최적화된 생체리듬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도쿄와 이곳 기후가 비슷해 집중력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 여자대표팀 강채영(현대모비스)의 이야기다.
한국양궁은 4년 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남녀 개인·단체 전 관왕(금메달 4개)에 올라 다시 한 번 세계를 호령했다. 도쿄 대회부터 혼성전이 추가돼 한국은 최대 5개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다.
하지만 올림픽으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누군가는 눈물을 흘려야 한다. 3월 3차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르고 4월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남녀 올림픽대표 6명을 선정한다. 연말연시도 반납한 한국양궁의 올림픽 전관왕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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