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은 늘 바쁜데… 불청객 ‘신종 코로나’로 더 정신없는 K리그

  • 뉴스1
  • 입력 2020년 2월 11일 12시 09분


초대하지도 않은 불청객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K리그 각 구단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초대하지도 않은 불청객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K리그 각 구단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겨울을 보내고 시즌 첫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는 안그래도 신경 써야할 것들이 하나둘이 아닌데 올해는 불청객(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더 분주하네요.”

약 두 달가량 겨울 휴식기를 보냈던 프로축구계가 다시 기지개를 켤 준비를 하고 있다. 2019시즌이 끝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20시즌 출발을 앞두고 있다. 아직 날씨는 쌀쌀하지만 녹색 필드는 봄보다 먼저 팬들을 찾는다.

울산현대가 11일 오후 7시30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FC도쿄(일본)와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1차전을 치른다.

울산의 시즌 첫 경기이면서 K리그를 대표해 ACL에 출전하는 4개팀(전북 현대, 울산, 서울, 수원)을 통틀어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는 일정이다. FC서울이 지난달 28일 케다(말레이시아)와 ACL 플레이오프를 치른 것이 2020시즌 첫 경기였기는 하나 본격적인 출발은 지금부터다.

매해 이맘때는 몸도 마음도 분주해지게 마련이다. 감독과 선수들에게 2달이라는 동계훈련 시간은 완성도를 높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특히 K리그 개막(2월29일/3월1일) 일정보다 보름 이상 빨리 시즌을 시작하는 ACL 참가팀들은 마음이 더 조급할 수밖에 없다.

선수들 못지않게 급한 이들이 구단 프런트다. 겨우 내 잠들어 있던 홈 구장을 단장해서 팬들을 맞아야하는데, 선수들 못지않게 시간이 부족하다.

한 ACL 참가팀 관계자는 “매년 하는 일이지만 시즌 개막 무렵이면 설레면서 동시에 걱정되는 일들이 많다. 우리도 선수들이랑 똑같다”며 “이제 팬들 수준이 높아져서 서비스도 발맞춰야한다. 전 직원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오롯이 ‘반가운 팬’들만 신경 쓰기만도 바쁜데, 올해는 초대하지도 않은 불청객 때문에 더 괴롭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탓이다.

일단 일정도 최근에서야 확정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지난 4일 오후(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AFC 본부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ACL 일정을 변경했다. 변경의 골자는 2월로 예정된 중국 클럽들의 경기가 모두 4~5월로 연기되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애초 FC서울도 울산처럼 11일 오후 베이징 궈안(중국)과 대결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 때문에 4월28일로 미뤄졌다. 다른 팀들의 2차전도 모두 뒤로 밀렸다. 경기 일정과 시간 확정이 뒤로 미뤄지면서 홍보 담당자들은 뒤늦게 부랴부랴 팬들에게 알렸다. 사전 홍보의 아쉬움보다 더 큰 문제는 현장에서의 걱정이다.

신종 코로나로 인해 불특정다수가 모이는 곳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천에서 만 여명이 찾아올 수 있는 축구장이란 아무래도 조심스러움이 앞서는 공간이다.

일단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월 중 국내에서 열리는 ACL 경기를 관람하는 모든 관중은 입장 게이트에서 문진표를 작성해 제출해야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최근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대회에서도 이 같은 조치가 시행된 바 있다.

문진표에는 최근 해외 체류 경험과 체류 지역, 기간, 후베이 지역 방문자와 접촉 여부, 감기나 발열 증상 여부 등에 관한 질문이 포함돼 있으며 공항 입국 시 제출하는 건강문진표와 유사한 내용이다.

문진표 양식은 한국어 뿐 아니라 영어와 일본어 등 다국어로 마련됐으며 경기 당일 입장게이트에서 배부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경기장 내외 손소독제 비치, 입장객 대상 체온측정 등의 조치가 시행된다.

프로연맹이나 각 구단은 일단 가용한 방법을 모두 동원해서 신중의 신중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심은 하겠지만 팬들을 초대하는 이들 입장에서는 머리가 더 아픈 2020시즌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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