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15승에 빛나는 리디아 고(23)는 최근 하나금융그룹의 계열회사 하나캐피탈과 서브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2주 전 박인비가 우승했던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에서 새로운 스폰서의 로고를 달고 경기를 했다. 대회를 마친 뒤 그는 한국을 찾았다. 새로운 스폰서회사의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리디아 고는 2020시즌의 목표와 골프선수가 아닌 20대 초반의 평범한 여학생으로서 어떻게 지내는지 등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키워드로 정리했다.
● 변화
“이번에 새로 바뀐 코치는 지난 해 8월부터 같이했다. 이전 코치와도 좋았지만 상황이 안 맞아서 함께 할 수 없었다. 새 코치는 주변 선수들로부터 소개받았다. 예전 아마추어 때처럼 스윙을 하기 위해서 그때의 스윙을 기반으로 바꿔가고 있다. 함께 예전의 스윙 비디오나 사진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안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그 때의 스윙과 많이 달라져서 지금 두 개의 스윙이 섞여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는데, 열심히 당시의 스윙 감각을 느끼려고 노력하고 있다. 손을 덜 쓰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다운스윙을 할 때 손을 많이 쓰는 게 아니라 몸통을 돌려 일관성을 높이려고 한다.”
● 학생 리디아 고의 겨울학기
“이번 오프 시즌에 고려대에서 겨울학기 수업을 3주 들었다. 12월 말부터 1월 중순까지였다. 계절학기가 아니라 따로 있는 클래스였다. 하루에 3시간 정도 수업을 했다. 사회심리학과 마케팅개론을 배웠다. 재미있었고, 친구들도 많이 만났다. 수업을 마치고 대학교 근처 맛 집도 많이 갔다. 아침에 지하철을 타고 학교에 가고, 학교생활이 끝나면 운동도 많이 했다. 평소에 하던 사이클과 다른 생활이었기에 재미있었다. 시험이 낯설고 떨렸지만 통과해서 더 좋았다. 평소와 뭔가 다른 것을 하고 싶어서 학교생활을 했지만, 그래도 이왕 시간을 내서 공부를 했으니 시험은 통과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다행히 결과가 좋아서 기분이 좋다.”
● 20대 리디아 고의 생활
“친구들과는 주로 먹으러 다녔다. 학교 동기들과 돈가스도 파스타도 먹으러 다녔다. 주로 학교 근처에서 먹었는데, 채식하는 친구도 있어서 강남 쪽으로 가서 비건 식당도 갔다. 굉장히 재미있고 새로웠다. 학교생활이 힘들고, 공부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래도 원래 내 생활과 완전히 달랐고 지하철도 갈아타는 등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해서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지하철을 타고 다녀도 박세리 감독님처럼 유명하지 않아서인지 알아보시는 분은 없었다.”
● 비시즌의 운동
“지난 몇 년 동안 필라테스를 했다. 트레이너도 소개받았다. 그 분으로부터 평소에 하지 않았던 웨이트 트레이닝을 받았다. 평소 하체에 비해 상체가 작다고 느꼈는데, 이번에 그 점을 보완했다. 원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도 근육이 안 아팠는데, 이번에는 평소에 잘 쓰지 않던 근육을 쓰니 근육통이 왔다.”
● 2020시즌 목표
“개인적으로는 그린 적중률과 드라이빙 정확도를 높이고 싶다. 작년과 재작년에 투어를 하면서 그 두 부문을 개선시키면 성적이 더 좋아진다고 생각했다. 몇 승 목표를 두는 것도 좋지만, 내가 잘 쳐도 다른 선수가 더 잘 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무엇을 더 개선시킬 수 있을지에 집중하고 노력하면 더 많은 버디 기회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린 주변에서 세이브 할 확률이 높은 것도 좋지만, 그렇게만 플레이하면 지치기 쉽다. 최대한 핀에 가깝게 붙일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 버디 확률을 높이는 게 중요할 것 같다.”
● 한국에서의 경기
“하나금융그룹 대회는 내가 참가할 수 있는, 한국에서 하는 유일한 대회였다. 내 고향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기회였었다. 자주 한국에 올 수 없기에 그 대회를 통해서 한국 팬 앞에서 플레이 한 것이 가장 좋은 기억이었다. 그 대회에서 배우 안성기, 가수 이승철 아저씨도 만났다. 이승철 아저씨의 팬이었는데 콘서트에도 초청받아서 다녀왔다. 어머니도 팬이어서 굉장히 좋아하셨던 기억이 난다. 올해 말 인천에서 열리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 한국 팬을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 개인적으로는 골프팬 뿐 아니라 KLPGA 선수들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다.”
● 사회공헌 활동과 관련한 관심
“아직 직접 채리티 활동을 하는 것은 없다. 몇 년 전부터 뉴질랜드 유소년 골프에 장학금을 주고 며칠 동안 함께 연습하고 라운드를 하는 활동을 한다. 다른 선수들이 채리티 대회를 하면 거기에 참여해서 도왔다. 할 수 있는 한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나도 기부활동을 하고 싶은데 아직은 관심이 있는 분야를 못 찾았다. 지금은 특정 분야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어떤 상황에 놓여있을 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한다. 사람들로부터 굉장히 많은 도움과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그분들의 사랑을 사회에 돌려드릴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지금 당장은 환원하는 것이 돈이 아닐지라도, 대회장에서 사인을 받고 싶은 사람들이나 아이들이 있으면 최대한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아직은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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