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출범 후 최초의 무관중 경기. 팬들의 함성소리가 사라진 낯선 환경이었지만 선수들의 집중력은 그대로였다. 삼성화재가 한국전력을 팬 없는 홈구장에서 10연패에 빠뜨렸다.
2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한국전력과 삼성화재의 맞대결은 V리그 역사에 남을 경기였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이날 열리는 2경기(수원 한국전력-삼성화재, 대전 KGC인삼공사-IBK기업은행)를 시작으로 무기한 무관중 경기 조치를 내렸다. 사태 완화 전까지 팬들은 배구장을 찾을 수 없다.
V리그 최초의 무관중 경기에 대해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생사가 달린 문제다. 경기를 하는 게 말이 되나”라며 리그 중단이 필요한 게 아니냐고 반문했고,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도 “국가적 재난 사태라 이런 일이 생겼다”고 아쉬워했다.
최소인원의 응원단 스태프가 재생하는 응원가는 흘러나왔지만 팬들의 메아리는 없었다. 함성이 사라진 코트에서 웃은 건 삼성화재였다. 삼성화재는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2(25-23 24-26 22-25 25-10 15-11)로 꺾었다. 5위 삼성화재(승점 41)는 4위 OK저축은행(승점 44)을 승점 3 차이로 쫓았다. 반면 최하위 한국전력(승점 24)은 홈에서 10연패 수렁에 빠졌다. 삼성화재 박철우는 시즌 최다인 36득점(공격 성공률 63.82%)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1세트를 손쉽게 챙긴 삼성화재는 2세트부터 눈에 띄게 집중력이 떨어졌다. 특히 3세트에 18-13으로 앞선 상황에서 내리 8점을 내주며 18-21 역전을 허용, 세트를 내줬다.
삼성화재는 4세트부터 다시 전열을 가다듬었다.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6점을 몰아치며 순식간에 리드를 벌렸다. 박철우와 김형진은 서브 에이스로 흐름을 주도했고, 손태훈은 블로킹 3개를 올리며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갔다. 삼성화재는 5세트 10-10으로 맞선 상황에서 박철우의 오픈공격에 서브 에이스를 묶어 3점 차로 달아나며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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