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가까운 현실이 되어 다가온다. LG 트윈스는 2020년 은퇴 시즌을 맞는 박용택(41)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2019시즌을 앞두고 세 번째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행사한 박용택은 일찍이 은퇴를 결심했다. 당시 총액 25억 원의 계약을 맺고 원 클럽 맨으로 남은 그는 단 2년만 더 현역 생활을 이어가기로 했다.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 1위(2439개)에 빛나는 ‘기록 장인’ 박용택은 자신의 마지막을 스스로 결정했고, 2020시즌은 그가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마지막 해다.
이를 지켜보는 동료들의 마음은 쓰라리다. 특히 박용택이 지키던 외야 자리를 이어받은 포지션 후배들의 아쉬움은 유독 크다. 호주 시드니에서 스프링캠프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우익수 채은성은 “박용택 선배는 늘 나의 롤 모델이었다”며 “선배의 훈련, 자기 관리를 보고 배우려고 많이 노력했다. 항상 선배와 같이 있을 줄만 알았는데,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중견수 이천웅도 “이병규 코치님이 은퇴할 때도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며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용택이 형이 은퇴를 하면 그런 감정들이 더 크게 느껴질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선배의 용감한 결정에 존경심을 섞어 박수를 보낸다. 박용택의 고려대 후배이자 올해 첫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정근우는 “내가 대학교 1학년, 갓 스무 살 때 용택이 형과 야구를 같이 하고 거의 19년 만에 다시 같은 팀에서 야구를 하게 됐다”며 “본인의 선택과 의지로 은퇴를 한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아울러 “야구에 대한 열정이 정말 엄청난 형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다안타 기록 등의 큰 업적도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존경하는 대선배다. 형의 팬으로서 올 시즌 형이 야구 선수로서의 모든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포수 유강남도 은퇴 시즌을 준비하는 박용택을 애틋한 눈으로 지켜보는 중이다. 더욱이 그는 안방인 잠실구장에서 박용택의 라커 바로 옆자리를 쓰며 동고동락해왔다. 선수 생활을 마감하기 전 LG의 한국시리즈 우승 달성을 간절히 바라는 선배의 마음도 익히 알고 있다. 유강남은 “박용택 선배에게선 정말 배울 점이 많다. 곁에서 선배를 보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며 “선배를 아름답게 보내드리기 위해선 우리 팀이 정말 좋은 성적을 올리는 방법밖에 없다”는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선수 생활 내내 만족을 모르며 지내온 박용택이다. 자신과 동료들에게 떳떳한 은퇴를 약속한 그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최선’을 키워드로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후배이자 팀 동료들은 그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함께 뜻을 모으고 있다. LG의 2020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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