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km 던지는 빅리그 출신 프렉센, 작년 KT서 11승 올린 알칸타라
스프링캠프서 위력적 구위 선보여… 외국인 투수 명가 계보 잇기 기대
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지난 2시즌 동안 선발 ‘원투 펀치’로 활약했던 조쉬 린드블럼(33), 세스 후랭코프(32)와 모두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2년간 62승을 합작하며 두산의 2018시즌 준우승, 2019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이들이 팀을 떠나며 선발진이 약화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2020시즌을 준비하는 새 ‘원투 펀치’가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우려를 지우고 있다. 크리스 프렉센(26)과 라울 알칸타라(28)다.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에서 강속구 유망주로 40인 로스터에까지 들었던 프렉센은 최고 시속 157km에 이르는 강한 직구가 주무기다. 직구 비율이 50%를 넘고 변화구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주로 던진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프렉센은 직구 구속을 시속 153km까지 끌어올리며 뛰어난 구위를 보여줬다. 두산이 5일 실시한 자체 청백전에서 프렉센은 3이닝 동안 출루를 한 개도 허용하지 않으며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생각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간다. 힘 있는 공이 있으니 장점은 분명하다. 안정을 찾고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프렉센은 “타이밍과 제구가 좋아지고 있다. 몸도 점점 만들어지고 있어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KT 선발로 활약하다 팀을 옮긴 알칸타라 역시 구속 150km를 넘기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알칸타라는 2019시즌 KT에서 11승 11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다. 시즌 후반기로 갈수록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18차례 기록해 이닝을 꾸준히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제구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 알칸타라는 9이닝당 볼넷이 1.41개로 린드블럼(1.34개)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다. 알칸타라는 포심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을 골고루 활용하지만 확실한 결정구가 없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슬라이더를 확실한 승부수로 가다듬는 데 주력했다.
두산은 2015년부터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동안 더스틴 니퍼트(39), 마이클 보우덴(34), 린드블럼, 후랭코프 등 강한 외국인 투수를 보유해온 ‘외국인 투수 명가(名家)’다. 두산의 단단한 내야 수비와 외야가 넓은 잠실구장은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 요인이다.
알칸타라는 “나는 맞춰 잡는 유형의 투수다. 두산은 수비가 견고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프렉센과 알칸타라, 그리고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 등 두산 외국인 선수 3명은 8일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선수단과 함께 한국으로 들어왔다. 다른 구단 외국인 선수들이 잇달아 고국행을 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걱정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동료들과 함께 훈련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두산 선수단은 이틀간 휴식을 취한 뒤 11일부터 잠실구장에서 훈련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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