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연락이 닿은 A고교 야구팀 감독의 목소리에는 짙은 고민이 담겨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 세계 프로스포츠가 멈췄다. 아마추어 야구계도 자유로울 리 없다. 대한야구소프트볼연맹(KBSA)은 이달 초 2020고교야구 주말리그를 비롯한 각급 야구, 소프트볼 전국대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당초 21일 개막 예정이었던 주말리그 재개 시점을 잡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KBSA는 “학생들과 학부모, 관계자, 관중들을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그야말로 모든 일정이 멈췄다. 최근 아마추어 야구 감독자 회의에서 “지금 시국에 먼저 운동을 강행하기보다는 동일선상에서 시작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일부 학교들은 개인 훈련 등의 ‘꼼수’를 쓰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부분의 팀들은 단체훈련은 물론 개인훈련도 지양하고 있다. 아마추어 야구계가 공멸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자연히 올해 진행될 대학 입시와 2021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스케줄도 차질이 생겼다. A고교 감독은 “신인드래프트나 입시 일정 등에 변경이 불가피하지 않겠나”라고 조심스레 염려했다. 물론 1차지명 후보군이나 2차지명 상위 라운더에 대한 정보는 어느 정도 파악된 상태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아마추어 선수들의 성장세를 감안한다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
특히 2차지명 중후반에 지명될 만한 미래 자원들을 체크하기 어렵기 때문에 프로야구 구단들의 고민이 깊다. 3월부터 바삐 돌아가는 전국대회에서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지만, 현재는 이들의 발걸음이 향할 곳이 없다. 구단 출근 내지는 재택근무로 대체하고 있다.
신인 수급 단계도 쉽지 않지만 뽑아둔 선수들을 제대로 육성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KBO가 시즌 개막을 4월 중으로 연기하면서 퓨처스리그 일정도 자연히 뒤로 밀렸다. 당초 1군보다 4일 빠른 24일 시작 예정이던 퓨처스리그 일정도 ‘올 스톱’이다. 문제는 대체 경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1군은 144경기를 최대한 유지할 계획이지만, 퓨처스리그는 재편성이 어렵다. 올해 북부리그는 팀당 104경기, 남부리그는 115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만약 1군과 맞춰 4월 중순에 개막을 하더라도 그 사이 취소된 20경기 안팎은 사라진다. 비상시국에서는 아무래도 1군 위주의 일정을 짤 수밖에 없다. 때문에 퓨처스리그의 원활한 진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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