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 도쿄올림픽 강행 의지를 밝힌 가운데 “정상 개최는 매우 어렵다”는 올림픽 조직위원회 내부 목소리가 나왔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는 18일(이하 한국시간), ‘집행위원이 고백…7월24일 개막은 매우 어렵다’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이사)들의 인터뷰 기사다.
스포츠호치는 ‘조직위원회 집행위원들이 올림픽 1년 연기를 주장했다. 집행위원들은 올해 7월 개최가 어렵다는 견해와 함께 선수들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 1년을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인터뷰에 응한 집행위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예정대로 7월24일 도쿄올림픽을 개막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연기할 경우에도 넘어야 할 문제들이 많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2년 연기설도 있지만 올해 열리는 올림픽을 위해 노력해온 선수들, 특히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생각해온 선수들에게는 2년 뒤 대회 참가가 어렵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된다는 전제 아래, 연기한다면 1년이 한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1일에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다카하시 하루유키(76) 집행위원과 인터뷰 기사를 내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다카하시 위원은 “도쿄올림픽의 취소는 어렵다. 1~2년 연기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모리 요시로 조직위원장은 “다카하시 위원이 엉뚱한 말을 했다”고 불쾌감을 드러내며 사태를 진화하기도 했다.
스포츠호치는 ‘다카하시 집행위원의 인터뷰 내용이 집행위원들의 생각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특히 미국의 중계권을 가진 방송사와의 관계 등 취소할 경우 엄청난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던 다카하시 집행위원의 발언을 다시 한 번 조명했다.
냉전시대였던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이 반쪽 대회로 치러진 사례도 언급했다. 모스크바올림픽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보이콧한 대회다.
스포츠호치는 “모스크바올림픽의 대표 선수들은 결단식도 하지 못했다. 그 후 인생에서는 자신이 올림픽 대표 선수였다는 말도 하지 못한 채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 선수들이 많다. 선수는 올림픽을 바라보며 인생을 건다. 2년을 연기하면 이같은 경험을 하는 선수들이 또 생길 것”이라는 집행위원의 발언을 소개했다.
올림픽 개최 여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결정한다. IOC는 지난 17일 각 종목 국제경기연맹(IF)과 긴급 화상회의를 개최한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4개월 후 열릴 예정인 도쿄 올림픽의 개최에 완전히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IOC 내부에서조차 정상 개최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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