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연기가 한국야구에 미친, 미치지 못한 영향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3월 25일 14시 47분


한국 야구대표팀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한국 야구대표팀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용단을 내렸다. 2020 도쿄올림픽 개막이 내년으로 미뤄지며 체육계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KBO리그에도 적잖은 영향이 불가피하다.

● 2021년 국제대회 두 개, 대표팀 부담 커지나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총리는 24일(한국시간) 올림픽 1년 연기를 합의했다. KBO리그 관계자들도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가장 단편적으로 따지면 국가대표팀의 부담이 커졌다. IOC가 도쿄 올림픽의 정확한 개최 시점을 못 박지는 않았지만 현실적으로 내년 여름께 진행이 유력하다. 이 경우 3월 있을 2021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간격이 크지 않다. 야구계 관계자들은 “도쿄 올림픽이 연기됐지만 WBC가 연쇄 연기되진 않을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자존심이 걸린 굵직한 국가대항전 두 개를 반 년 안의 차이를 두고 소화한다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자연히 올해 10월로 계약이 만료되는 김경문 대표팀 감독의 거취도 새로 매듭지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재계약이 유력하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25일 “아직까지 감독님과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내부적으로 검토한 뒤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아직 논의하긴 이른 시점이지만, 올 시즌 후 해외진출 의사를 타진한 양현종(KIA 타이거즈), 김재환(두산 베어스) 등의 거취에 따라 올림픽 엔트리 조각도 달라질 전망이다. 시즌 중 열리는 올림픽에는 메이저리거들의 출장이 어렵다.

● 2020 별들의 잔치는 사라지나

2021년의 메가 이벤트 두 개는 곧 KBO리그 정규시즌에도 직격탄이다. 당장 올해만 해도 올림픽으로 인해 18일의 휴식기를 둘 예정이었다. 개막일을 최대한 앞당긴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WBC를 시즌 전에 소화해야 하니 무작정 개막일을 당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간 WBC 대표팀에 뽑힌 선수는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정상적으로 소화하기 어려웠다. 선수와 구단들은 물론 당장 144경기 일정을 짜야 하는 KBO의 머리도 복잡해졌다.

하지만 올림픽 브레이크가 사라졌음에도 올스타전 개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KBO는 당초 18일의 올림픽 브레이크 중 올스타전을 개최할 셈이었다. 구체적인 일정이나 개최지는 확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개막이 한 달 가까이 밀린 현 상황에서 그 기간에 별도의 휴식기를 두기가 어려워졌다. 24일 KBO 이사회에서 개막을 4월 20일 이후로 미뤘고, 팀당 144경기 체제가 축소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은 상황이다. 올스타전의 우선순위는 정규시즌, 포스트시즌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만약 올스타전이 개최되지 않는다면 1982년 리그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KBO 고위 관계자는 “정규시즌 경기 수 감소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비상 상황이다. 다각도로 검토 중이지만 현 시점에서 올스타전 개최는 쉽지 않은 게 사실”라고 귀띔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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