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1부리그) 구단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뤄진 새 시즌 개막일 조율에 나섰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K리그 구단 대표자 회의를 진행했다. K리그 구단 대표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리그 개막이 미뤄진 이후 처음이다.
오전 진행된 K리그1 대표자 회의에는 대구FC와 광주FC를 제외한 10개 구단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전병율 전 질병관리본부장 겸 현 차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자리를 함께해 구단들의 궁금증들을 풀어줬다.
구단 대표들은 오전 11시부터 2시간 가량 리그 재개 시점과 운영 방식 등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했다.
K리그는 당초 지난달 29일 개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잠정 연기했다.
개막이 한 달 넘게 밀리면서 33라운드까지 치른 뒤 파이널A(1~6위)와 파이널B(7~12위)로 나눠 스플릿 라운드(5경기)를 치르는 38경기 소화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에 스플릿라운드 없이 팀당 세 차례씩 맞붙는 33경기, 팀당 두 번씩(22경기) 붙은 뒤 스플릿라운드를 두 차례(10경기) 진행하는 32경기, 팀당 두 번씩 붙은 뒤 스플릿라운드를 한 차례(5경기)씩 치르는 27경기 등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나오고 있다.
이종권 한국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은 “대표자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완전 진정되지 않은 현시점에서 개막 시기 특정은 이르다는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리그 경기수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고 전했다.
이어 “예전에 비해 극적으로 변한 부분은 없다. 리그 경기수 축소에 대해 구단 대표자들이 공감을 형성한 정도”라면서 “경기 축소시 구단들의 유불리보다는 국민들과 선수들의 건강을 최우선시하자고 합의했다”고 보탰다.
이 팀장에 따르면 전 교수 역시 구단 대표자들에게 “선수단 안전도 상당히 유의해야한다. 물론 선수들이 건강하겠지만 경기를 치르면 체력 때문에 면역이 떨어진다. 이 역시 고려해야한다”며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비상 상황 발생에 따른 예비일을 충분히 두자는 것도 대표자 회의에서 공감대를 얻었다. 이 경우 많은 경기수를 치르는 것은 쉽지 않고, 손해 보는 팀들이 나올 수도 있지만 모두 감수하기로 했다.
이 팀장은 “너무 빡빡한 일정을 만들지 말고, 충분한 예비일을 두고 선수들의 경기력이 저하되지 않는 선에서 치르자는 이야기들이 오갔다”고 소개했다.
이날 논의된 다양한 방식들은 언제 K리그가 개막하느냐에 따라 자연스레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연맹은 확진자수 감소, 개학 시점과 형태, 정부의 대응 방침 등을 고려해 개막 시기를 특정한다는 계획이다. 무관중 경기도 구상에 있지만 팬들과 함께 시즌을 여는데 힘을 쏟겠다는 것이 연맹과 구단들의 입장이다.
“무관중 경기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는 이 팀장은 “프로스포츠의 기본은 팬이다. 되도록이면 팬들과 함께 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의된 안건은 이사회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이사회는 이르면 다음 주 소집될 계획이었지만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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