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남녀 프로농구가 조기 종료된 가운데 대학농구도 영향을 받고 있다. 대학의 개학이 연기되면서 농구리그는 아예 열리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올해 상반기에는 리그 개최가 어렵다. 이에 모든 일정을 하반기로 미뤄놓았다. 7월 MBC배 등 각종 대회를 치르고, 2학기가 시작하는 9월에 리그 경기를 소화할 방침을 갖고 있다. 리그 축소는 불가피하다. 또한 일정이 빠듯하면 8월말부터 리그를 개막하는 방안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대학농구의 현실을 감안해 KBL은 신인드래프트를 늦추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 중이다. 드래프트 개최시기를 전면 재검토할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프로농구 한 관계자는 5일 “대학농구 모든 일정이 하반기에 집중돼 이전처럼 11월초에 신인드래프트를 실시하기는 어려워졌다. 신인드래프트 시점을 더 늦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신인드래프트 개최시기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게 사실이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KBL이 신인드래프트 시기 조정을 놓고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현행대로면 11월초나 중순에 신인드래프트를 실시하고 선수들은 곧바로 지명된 프로팀에 합류해 리그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그런데 신인 선수들이 팀에 적응할 충분한 시간 없이 곧바로 경기에 뛰다보니 제 기량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았다. 또한 일부 선수들은 졸업에 필요한 수업 참가와 시험 응시 등으로 팀 훈련 시간에 학교를 방문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자 프로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대학 4학년을 기준으로 졸업을 한 뒤 신인드래프트를 실시하고, 리그 출전은 그 다음 시즌부터 가능한 것으로 규정을 변경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KBL은 1997년 리그 창립 이후 신인드래프트를 매년 2월에 실시하다 2012년부터 규정을 바꿨다. 대학 졸업예정자들이 일찌감치 프로무대에서 뛸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에 따라 신인드래프트 시기를 조정했다. 2012~2013 시즌부터 11월에 신인드래프트가 열렸다. 선발된 선수들은 곧바로 KBL리그 출전이 가능했다.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최근에는 프로와 대학 선수들의 기량차가 두드러졌고, 신인선수들 중 프로에 뛰어들자마자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가 눈에 띄게 줄었다. 신인드래프트를 앞당긴 취지가 무색해졌다. 프로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예전처럼 신인드래프트에 선발된 선수들에게 일정 기간 팀 훈련을 통해 프로에 적응할 시간을 준 뒤 데뷔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는 게 리그와 팀, 선수 개인에게 모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