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구단 5년간 계절별 승률 보니
SK, 3, 4월엔 펄펄… 0.615 2위… 봄 지나면 0.510… 승률차 가장 커
LG도 0.563→0.477 승률차 3위
반대로 시동 늦게 걸리는 삼성… 3, 4월 0.396→0.492로 급상승
만약 지난해 프로야구가 어린이날인 5월 5일에 개막했다면 정규리그 순위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지난해 5월 5일 이후 성적을 따져 보면 원래 정규리그 3위였던 키움이 65승 1무 42패(승률 0.607)로 1위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한 두산은 0.598(64승 1무 43패)로 2위, 시즌 내내 거의 1위 자리를 지키다가 막판에 2위로 떨어졌던 SK가 0.596(65승 44패)으로 3위가 된다.
뒤집어 말하면 SK와 두산은 3, 4월에 강했다는 뜻이다. SK는 지난해 시즌 첫 두 달 동안 20승 1무 10패(승률 0.667)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두산이 21승 11패(승률 0.656)로 승차 없이 2위에 자리하고 있었다.
지난해에만 그랬던 게 아니다. 두 팀은 원래 3, 4월에 강했다. 프로야구가 10개 구단 체제로 바뀐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두산은 3, 4월에 87승 2무 47패(승률 0.649)를 기록하며 제일 높은 승률을 남겼고 SK가 83승 1무 52패(승률 0.615)로 그다음이었다.
두산은 지난 5년 동안 5월 이후에도 350승 3무 231패(승률 0.602)로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두산은 때를 가리지 않고 강한 팀이었던 셈이다. 반면 SK는 5월 이후 296승 4무 284패(승률 0.510·4위)로 성적이 내려앉는다. 지난 5년 동안 3, 4월 승률과 그 이후 승률 사이에 제일 차이가 큰 팀이 SK(0.104)였다.
그다음으로 승률 차이가 컸던 팀은 LG였다. 이 5년 동안 LG는 3, 4월에 승률 0.563(76승 59패)을 기록했지만 5월 이후에는 0.477(274승 10무 301패)로 0.086이 내려갔다. 3, 4월에는 리그에서 세 번째로 승률이 높은 팀이 LG였지만 그 뒤로는 7위로 성적이 내려앉고 말았다.
거꾸로 삼성은 초반에 약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강해지는 팀이었다. 3, 4월에는 승률 0.396(53승 2무 81패)으로 9위에 그치지만 그 이후에는 0.492(283승 9무 292패)를 기록하면서 6위로 올라섰다. 이 성적만 놓고 보면 SK와 LG가 ‘봄 야구’가 사라져 안타까워하는 반면 삼성은 미소를 짓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올해 프로야구는 3, 4월만 사라지면 다행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을 2주 더 연장한다고 4일 발표했다.
KBO는 지난주 실행위원회를 열고 당초 7일 시작하기로 했던 구단 간 연습경기를 21일로 미루기로 했다. 그런데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이 2주 더 연장되면서 KBO가 계획했던 일정도 자연스럽게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올해는 어린이날에 프로야구를 보지 못할 확률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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