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무대를 밟을 기회가 사라질까봐 걱정이 많았는데…. 이제 다시 꿈을 꿀 수 있게 됐습니다.”
23세 이하 축구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이동준(23·부산)은 5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1년 뒤로 미뤄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다시 열린 것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 올림픽 남자 축구는 나이 제한이 없는 와일드카드(최대 3명)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는 23세 이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7월로 예정됐던 도쿄 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내년에 24세가 되는 1997년생 선수들은 올림픽 출전이 좌절될 위기에 놓여 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4일 “FIFA 실무 그룹이 내년에도 ‘1997년 1월 1일 이후 태어난 선수’라는 참가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규정 확정에 대한 공식 발표까지는 FIFA의 형식적 절차만 남았다. 사실상 1997년생들의 올림픽 참가가 확정된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새로운 대표팀 유니폼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던 이동준은 “만약 올림픽 출전 기회가 사라졌다면 유니폼 착용 사진을 촬영한 게 조금 민망할 뻔했다”며 웃었다. 1월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한국의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끈 대표팀에는 이동준과 이동경, 원두재(이상 울산) 등 11명의 1997년생이 있었다. 이동준은 “최종예선을 함께 치른 동료들도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한시름 놓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최종예선에서 2골을 넣으며 맹활약해 올림픽 본선 멤버 발탁이 유력한 이동준은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앞으로 1년 정도 올림픽 최종 멤버에 뽑히기 위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김학범 감독님이 그리는 큰 그림의 한 부분이 되기 위해 계속해서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총알 탄 사나이’란 별명을 가진 이동준의 장점은 폭발적인 스피드다. 그는 “경기 중 갑자기 스피드를 내다 보면 근육에 무리가 갈 때가 있다. 꾸준한 하체 근력 운동과 경기 전후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는 마사지로 부상을 예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빨리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싶지만 프로축구 K리그 개막이 코로나19로 연기된 것이 아쉽다. 지난해 부산이 K리그1 승격에 성공하면서 올 시즌부터 ‘1부 리거’로 활약하게 된 이동준은 “올림픽 본선 멤버가 되기 위해서는 소속 팀에서부터 최고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1부에서 나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동시에 부산이 만만한 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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