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km 이동원 가세… 더 뜨거워질 불펜 ‘광속구 대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7일 03시 00분


공만 빨랐던 두산 2군 이동원… 컨트롤 잡히며 1군 데뷔 가능성
키움 조상우-LG 고우석도 150km 넘는 공 뿌리며 건재 과시

프로야구 디펜딩챔피언 두산에 깜짝 파이어볼러가 등장했다. 1군 무대 경험이 전혀 없는 이동원(27)이 주인공이다.

13일 자체 청백전을 통해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 실전 무대에 처음 선을 보인 이동원은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동안 최고 시속 156km의 강속구를 던져 코칭스태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틀 뒤에도 마찬가지. 15일 청백전에서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최고 구속을 1km 더 끌어올렸다.

2012시즌을 앞두고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이동원은 당시 공은 빨라도 제구가 불안한 선수였다.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2군)에서 13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며 삼진 18개를 뽑아냈지만 4사구를 26개나 내줬다. 이번 시즌의 시작은 달라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리그 개막이 미뤄져 몸 만들 시간을 충분히 얻고 있는 이동원은 청백전 2경기에서 단 1개의 볼넷도 내주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에 꽂히는 150km대 공은 위력적이었고, 매 경기 마지막 타자를 상대로는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2군 코칭스태프로부터 “많이 좋아졌다”는 보고를 받고 이동원을 호출한 두산 김태형 감독은 15일 경기 후 “3연타(세 번)는 봐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기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불펜 마운드 운용에 대해서 “컨디션이 좋은 선수 위주로 개막 엔트리를 구성하겠다”고 밝혀 왔다. 이동원이 제구가 되는 빠른 공을 계속 던진다면 그를 1군에 올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동원으로서는 입단 8년 만에 1군 마운드를 밟은 것도 꿈이 아니다.

지난 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 시속 152.4km, 최고 157.2km를 기록한 파이어볼러 조상우(26·키움)도 개막만 기다리고 있다. 11일 처음 청백전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조상우는 최고 구속 시속 151km의 공을 뿌렸다.

조상우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시즌 후반에 많은 공을 던졌다. 국가대표로 프리미어12 대회에도 출전했다. 이에 손혁 키움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조상우가 무리하지 않도록 일정을 조절했다. 국내에 돌아와서도 천천히 몸을 만들게 했다. 충분히 휴식을 취한 조상우는 첫 등판부터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한동안 실전 투구가 없었던 LG의 신예 클로저 고우석(22)도 14일 최고 구속 시속 151km를 선보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해 KBO리그 불펜 마운드는 ‘광속구 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은 ‘돌직구’를 앞세워 KBO리그에서 277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38)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오승환은 일본, 미국 무대를 거쳐 7년 만에 KBO리그 마운드에 오른다. 지난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그는 11일 첫 청백전 등판에서 최고 시속 147km의 공을 던지며 이상이 없음을 알렸다. 해외 원정 도박으로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그는 올해 남은 30경기 징계를 채우면 정규 시즌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광속구 대결#이동원#조상우#고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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