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기록의 여왕’ 황연주(34·현대건설)와 프로농구 ‘마산 아이버슨’ 박경상(30·현대모비스)이 백년가약을 맺는다. 5년간 교제해온 두 선수는 다음달 16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5월의 신부가 되는 황연주는 프로배구 여자부를 대표하는 스타다. V리그 출범 첫해인 2005시즌 신인상 출신인 황연주는 2010~2011시즌 최우수선수(MVP) 트리플크라운(정규리그, 올스타전, 챔피언결정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V리그 최초로 5000득점 고지를 돌파했던 황연주는 통산 득점(5443점) 부문에서는 팀 동료 양효진(5562점)에 이어 2위다. 2012년 런던 여름올림픽 4강의 주역이기도 하다.
4살 연하 신랑 박경상은 마산고 시절부터 60점 가까이 퍼붓는 화끈한 공격력으로 ‘마산 아이버슨’으로 불렸다. 고등학생이던 2007년 국내에서 열린 ‘NBA(미국프로농구)-KBL(한국농구연맹)’ 캠프에 참가해 NBA 선수 안드레 이궈달라로부터 ‘한국의 아이버슨’이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이후 연세대를 거쳐 2012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었다. 2017~2018시즌부터는 현대모비스에서 뛰며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우승 반지를 끼었다.
지인을 통해 알게 된 두 선수는 운동선수로서의 고충을 나누며 가까워졌다. 황연주는 20일 통화에서 “아무래도 서로에게 큰 의지가 된다. 운동선수로서 고민에 대한 공감대가 많다. 부진 극복 방법이나 은퇴 후 진로 등에 대해서도 서로 많이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박경상의 장점을 묻자 “이해심이 많다”는 답이 돌아왔다.
스포츠 스타 커플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11년에는 프로배구 박철우(35·한국전력)가 동갑내기 여자프로농구의 신혜인(35·은퇴)과 결혼했다. 최근에도 여자 프로배구 최고 스타 이재영(24·흥국생명)과 프로야구 서진용(28·SK)이 열애설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 선수의 결혼식은 주례 없이 방송인 이휘재의 사회로 진행된다. 축가는 가수 포맨이 부른다. 신혼여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당분간 미루기로 했다. 황연주는 “코로나19 시국 속에 결혼 소식을 전하려다보니 아무래도 조심스러웠다. 결혼 소식만큼이나 운동 잘한다는 소식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 선수 모두 결혼이 선수생활에서도 좋은 전환점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라이트인 황연주는 외국인 선수와 포지션이 겹쳐 출전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가드 박경상은 최근 같은 팀에서 은퇴를 선언한 양동근의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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