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야구야!
KBO리그 10개 구단은 21일 일제히 팀간 연습경기에 돌입한다. 5월초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실전감각 향상을 위한 과정이다. 3월초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6주간 고립된 채 자체 청백전만 치렀던 구단들은 숨통이 트이게 됐다.
일부 구단들끼리는 해외 캠프지에서 연습경기를 펼치기도 했지만, 국내 맞대결은 지난해 10월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두산 베어스-키움 히어로즈) 이후 178일만이다. 꼬박 반 년 만에 돌아온 팀간 연습경기의 관전 포인트 3가지를 꼽아봤다.
●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사이, 확 달라진 긴장감 그간 구단들의 가장 큰 고민은 ‘긴장감 유지’였다. 선수들은 “개막일이 불투명해 몸만들기가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개막 일정이 거듭 연기되며 분위기가 느슨해진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현장에선 “선수들의 눈빛부터 달라졌다”며 교류전 시작을 반겼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교류전 경기수가 적어 실험보다는 주전급 전력 가동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기존 시범경기는 감각 유지와 옥석 가리기 역할을 겸했는데, 후자는 자체 청백전으로 원 없이 했다. 구단들은 예년의 시범경기보다 높은 긴장감 속에 교류전을 준비하고 있다.
● 감 못 잡은 절반의 외국인투수들 5개 구단(키움 히어로즈·LG 트윈스·KT·삼성 라이온즈·한화 이글스)은 스프링캠프 후 국내의 코로나19 상황을 염려해 외국인선수들을 고국으로 보냈다. 바이러스가 미국과 호주 등지로 확산되면서 상황이 뒤바뀌자 이들은 서둘러 입국했으나, KBO의 2주 격리 조치로 인해 운동을 못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투수가 2주를 쉬면 제 컨디션을 찾기까지 4주 정도 걸린다. 격리됐던 외국인투수 10명은 자체 청백전에 나서지 못했다. 캠프 초기 몸 상태로 돌아갔기에 불펜피칭과 라이브피칭으로 감을 끌어올렸고, 교류전에서 짧은 이닝을 소화하며 정규시즌 일정을 짤 계획이다. 이들의 구위는 5개 구단의 초반 레이스를 가를 변수다.
● 완전체 조합, 마지막 묘수를 찾아라! 짧은 일정이지만 ‘실전모드’로 임하겠다는 의지가 가득해 정규시즌의 바로미터로 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자연히 청백전에서 볼 수 없던 팀별 투타 100% 전력을 살필 수 있다. 구단들은 완전체 타순 운용부터 불펜투수의 연투 등 실전모드로 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5선발을 확정하지 못한 구단들도 교류전으로 마지막 테스트를 치른다.
스프링캠프부터 감지된 변화도 지속될 전망이다. LG와 삼성은 각각 김현수와 구자욱을 2번타순으로 올리는 실험을 한 바 있다. KIA 타이거즈 역시 최형우의 3번타순 기용을 검토해왔다. 지난해와 달라진 전력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팬들에게 교류전은 큰 의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