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왕’ 김보경(31·전북)은 요즘 운동하는 짬짬이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프로축구 K리그1 개막이 연기된 가운데 새롭게 호흡을 맞추는 외국인 선수와의 소통을 위해서다.
과거 카디프시티(잉글랜드·2012∼2015년) 등에서 뛰면서 ‘생활 영어’를 익힌 김보경은 2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영국 생활을 한 게 오래전이다 보니 지금은 영어로 대화가 잘 안된다. 책과 휴대전화 앱으로 다시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K리그1 챔피언 전북의 올 시즌 과제는 새 얼굴들의 조화다. 전북은 지난해 울산에서 임대 선수로 뛰면서 K리그1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김보경을 3년 만에 다시 품에 안은 데 이어 벨트비크(네덜란드 및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중 국적), 무릴로(브라질) 등 외국인 선수들도 새로 영입했다. 2, 3월에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2경기(현재는 중단)에서는 조직력 문제를 드러내며 1무 1패로 부진했다.
중앙과 측면 미드필더로 뛰는 김보경은 날카로운 패스로 ‘사령관’ 역할을 해야 한다. 동료들과 전술적 움직임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눠야 하는 이유다. 김보경은 “개막이 연기된 덕분에 동료들의 장단점을 파악할 시간을 벌었다. 통역 없이도 외국인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며 발을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은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준수해 가며 일주일에 5, 6회씩 훈련을 진행해 왔다. 김보경은 “올 시즌 팀의 트레블(K리그1, ACL, FA컵 우승)을 이끌고 싶다. 그러려면 나부터 지난해(13골 9도움)처럼 MVP급 활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루 드래건’ 이청용(32)을 영입해 전력이 막강해진 전 소속팀 울산과의 맞대결에 대한 각오도 밝혔다. “우리와 울산이 우승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본다. 울산의 키 플레이어인 청용이 형을 철저히 막겠다.”
김보경은 코로나19 사태 전인 지난해 3월부터 유튜브 채널 ‘KBK Football TV’를 만들어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어느덧 채널 구독자가 3만 명을 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팬과 선수의 온라인 소통이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김보경은 유니폼 제작, 맛집 탐방 등 훈련장 밖 생활도 틈틈이 공개하고 있다. 국가대표 동료 선수 인터뷰(이재성), 가슴에 캠을 단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가 1인칭 시점으로 알려주는 수비 방법 등도 큰 호응을 얻었다. 김보경은 “팀 훈련 외 개인 운동 시간(일주일 2, 3회)에 주로 영상을 촬영한다. 팬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담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날 “5월 둘째 주 주말에 개막하는 방안을 1순위로 놓고 추진하기로 했다. 여의치 않으면 5월 셋째 주에 개막전을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날짜로는 5월 9일 또는 16일이다. 김보경은 “K리그1 경기를 통해 내가 ‘전주성’(전북 안방)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확실히 알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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