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이사회 쟁점 3가지…개막일, 경기수 그리고 ‘승강방식’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24일 10시 07분


상주상무가 시민구단 전환을 도모하면서 ‘승강방식’이 화두에 올랐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상주상무가 시민구단 전환을 도모하면서 ‘승강방식’이 화두에 올랐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3월을 지나 4월이 사라질 때까지도 겨울잠을 자고 있는 한국 프로축구리그가 기지개를 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애초 잡은 개막일(2월29일)을 무기한 연기하고 있던 K리그가 드디어 새로운 개막일을 정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4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다목적회의실에서 제3차 이사회를 개최한다. 큰 틀에서의 쟁점은 3가지다. 미뤄지고 있는 2020시즌 개막일을 못 박는 것과 축소가 불가피해 보이는 경기수를 결정하는 것, 그리고 숨어 있는 화두 ‘승강 방식’의 조정이다.

일단 가장 큰 관심은 개막일 특정과 리그 운영안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월24일 긴급 이사회를 통해 개막 연기를 선언했다. 이후 K리그는 최대한 신중한 자세로 추이를 지켜봤다.

연기 후 1달이 더 지난 3월30일 구단 대표자 회의 때 다시 모였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막 날짜 잡는 것은 성급하다”고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면에서 “이제 리그 축소운영은 불가피하다”는 내부적 공감대를 형성했고 그것을 토대로 정지작업을 진행해왔다. 미리 준비하고 있었기에 신호탄과 함께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다.

정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4월20일~5월5일) 방침이 나온 뒤 프로연맹은 3월17일부터 금지했던 타 팀과의 연습경기를 4월21일부터 허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곧바로 이사회를 소집해 개막 날짜를 정하기로 했다. 가장 유력한 안은 5월9일이다.

프로연맹은 구단들이 급하지 않게 개막을 준비할 수 있도록 최소 2주전에 개막 날짜를 공지한다고 방침을 정한 상태다. 날짜 발표 후 최소 2주가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할 때 이미 5월 첫 주는 물 건너갔다. 가장 빠른 주말이 5월9일이다. 만에 하나를 걱정하는 조심스러움에 “5월16일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나 1주일 추가는 의미 없는 시간이라는 게 중론이다.

인천유나이티드와 수원FC의 연습경기가 열린 23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만난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이미 많은 시간이 지체됐고 그 사이 각각 준비를 많이 했기에 가급적 빨리 막을 올리자는 분위기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리그 축소는 불가피하다.

12개 클럽이 참가하는 K리그1은 팀 당 33경기를 치르는 정규 라운드 후 1~6위의 파이널 A그룹과 7~12위의 파이널 B그룹으로 나뉘어 5경기씩을 더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팀 당 총 38라운드가 전체 일정이다. 5월에 개막하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대안은 22R+5R. 22경기 정규 라운드를 돌고 이후 파이널 라운드 5R를 합쳐서 27라운드다.

코로나19 상황이 계속 나빠져 개막이 6월까지 미뤄지면 파이널라운드는 포기하고 극단적인 22라운드까지 고려하고 있었으나 5월에 개막하면 22+5는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한동안은 관중 없이 치르는 ‘무관중 경기’가 될 전망이다. “관중들과 함께 할 수 없는 것은 크나큰 손해이나 그래도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무관중 방침은 해제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개막일과 리그 축소안 등은 큰 논쟁 없이 결정될 전망이다. 외려 뜨거운 감자는 다른 곳에 있다. 군팀 상무가 상주와의 연고지 계약을 끝내면서, 상주가 시민구단으로의 재출발을 고려하면서 벌어질 ‘승강방식’이다.

현재 규정에 따르면 K리그1 최하위 팀은 K리그2로 자동 강등되고 K리그2 1위 팀이 1부로 올라간다. 그리고 K리그1 11위와 K리그2 PO 승자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 잔류나 승격을 결정한다. 승격도 강등도 ‘1+1’ 각각 1.5장인 셈이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상주가 시민구단으로 전환하면 규정에 따라 새 출발은 K리그2에서 해야 한다. 2020시즌 K리그1에 있던 ‘상주상무’는 2021시즌 K리그2로 떨어져야한다. 이 고정된 ‘1’을 둘러싸고 K리그1 12개 구단과 K리그2 10개 구단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K리그1은 1부에 있던 1팀이 떨어지니 다른 1팀만 더 강등시키는 기존의 ‘1+1’을 유지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K리그2 구단들은 성적에 상관없이 강등이 되는 것이니 상주를 제외한 11개 팀에서 ‘1+1’을 적용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상주까지 포함한다면, 2+1이 되는 것. 생존의 문제라 줄다리기가 치열하다.

만약 2+1이 된다면 K리그2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2팀이 승격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3팀도 가능하니 기회의 문이 크게 열리는 셈이다. 반면 K리그1은 상주를 고정수로 둔 1+1을 유지하면 최하위가 되어도 PO를 치를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이미 개막날짜와 경기수 축소 등은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에 결정하는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는 승강 문제 매듭을 푸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