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역할 다하려 왔다” KT 데스파이네·쿠에바스의 자부심 경쟁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4월 27일 09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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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데스파이네(왼쪽)-쿠에바스. 스포츠동아DB
KT 데스파이네(왼쪽)-쿠에바스. 스포츠동아DB
‘에이스’라는 호칭은 어느 투수에게나 영광의 징표다. 그 증거인 개막전 선발투수를 향한 경쟁 역시 수면 위아래에서 치열히 펼쳐진다. KT 위즈 역시 마찬가지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와 윌리엄 쿠에바스(30)가 벌이는 선의의 경쟁이 뜨겁다.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3월 23일 귀국했고 2주간 자가격리됐다. 스프링캠프 때 만든 몸은 백지상태로 돌아갔지만 착실히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데스파이네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교류전에 선발등판해 3.2이닝을 던졌고 쿠에바스는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첫 라이브피칭을 했다. 26일 훈련 후 만난 이강철 감독은 “변수가 많지만 현재로서는 외국인 선수 둘 모두 개막시리즈에 등판이 가능할 분위기”라고 설명한 뒤 “두 선수 사이에 개막전 선발에 대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데스파이네는 수차례 인터뷰에서 ‘1선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26일에도 “에이스라는 타이틀에 자부심을 느낀다.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며 “20승을 이루기 위해 능력을 발휘하겠다. 코칭스태프가 그 욕심을 이야기하는 건 내 모습을 알기 때문이다. 그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쿠에바스의 컨디션도 정상궤도에 임박했다. 26일 훈련 때 15구씩 3이닝, 총 45구를 던졌다. 이 감독은 “직전 불펜피칭과 오늘 라이브 모두 좋았다. 스프링캠프 때보다 오히려 더 나은 모습”이라며 “오늘처럼만 던지면 더 바랄 게 없다”고 전했다. 쿠에바스 역시 “내가 가진 모든 구종을 테스트했는데, 정규시즌까지 조금 더 다듬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 감독 입장에서는 행복한 고민이다. 늦게 입국한 외국인 선수들의 자가격리 조치가 내려졌을 때만 해도 토종 선발의 기용이 유력했지만, 5월 5일 개막일까지 외인들이 100% 컨디션에 임박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은 특히 개막전 선발에 대한 욕심이 강하다”며 미소 지었다.

데스파이네는 메이저리그(MLB)에서만 109경기(50경기 선발)에 나서며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쿠에바스는 ML 경력이 부족하지만 지난해 KBO리그에서 30경기에 등판해 13승10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한 ‘박힌 돌’이기 때문에 안정감도 있다. 창단 후 최다승 투수라는 상징성이 있으며, 지난해 SK 와이번스와 개막전에 등판한 경험도 있다. 무엇보다 본인의 의욕이 강하다.

경쟁은 치열하지만 1선발 자리는 하나다. 그러나 이들의 자부심 경쟁은 단순히 개막전 선발을 넘어 KT의 확실한 원투펀치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KT가 이들의 시너지를 반기는 이유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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