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시절 최고 157km 강속구
‘등번호 34’ 물려받고 기대 한몸에
SK전 5이닝 5K 무실점 괴력 확인
“플렉센 분석이 오늘 경기의 가장 중요한 점검 사항이다.”
염경엽 SK 감독은 2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경기장 전광판에서는 두산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26·사진)의 투구 모습이 연달아 흘러나오고 있었다. 보통 경기 전 훈련 때 안방 팀은 자기 팀의 하이라이트나 방문 팀과의 맞대결 영상을 방영하곤 한다. SK 관계자는 “두산의 자체 청백전 경기 영상이다. 전광판에 상대 팀 경기 영상을 내보낸 것은 처음이다. 우리 선수단의 요청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의 ‘새 얼굴’ 플렉센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플렉센은 메이저리그로 떠난 전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밀워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두산이 공들여 영입한 선수다. 등번호도 린드블럼이 쓰던 34번을 물려받았다. 키 190cm, 몸무게 115kg의 큰 체격을 가진 플렉센은 최고 시속 157km의 강속구를 던진다. 염 감독은 “플렉센은 우리 팀 스카우팅 리포트에도 있었던 선수다. 영상으로만 봤을 때보다 힘이 더 좋다. 특히 커브 각도는 예상보다 훨씬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플렉센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시즌 동안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에서 3승 11패, 평균자책점 8.07을 기록했다.
그간 팀 내 연습 경기만 치르다 다른 팀을 상대로 처음 공을 던진 플렉센은 이날 5이닝 무실점 호투로 에이스다운 능력을 증명했다. SK 선수들이 경기 전 했던 분석도 전혀 소용없었다.
두산은 이날 플렉센의 호투에 힘입어 SK를 7-5로 꺾었다. 공 82개를 던진 플렉센은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을 기록했다. 최고 152km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며 SK 타선을 요리했다. 1회 수비 실책 이후 안타, 볼넷을 내줘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병살을 유도해 이닝을 끝내는 위기관리 능력도 선보였다.
플렉센은 “5이닝을 던졌는데 전혀 힘들지 않았다. 시즌 중에도 지금처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막까지 남은 기간 체력 훈련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키움은 같은 날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1-2로 뒤진 9회말 대타 이정후가 LG 마무리 고우석을 상대로 끝내기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3-2로 역전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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