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돔 악몽 탈출. LG 트윈스 마무리투수 고우석(22)의 새 시즌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우석은 지난 2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연습경기에서 9회말 2-1 리드 상황에 등판, 이정후(키움)에게 2타점 끝내기 2루타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내용은 더 아쉽다. 1점차 리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허정협과 박정음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아웃카운트 한 개만을 남겨뒀다. 그런데 박동원을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후속타자 김규민과 김혜성에게도 연속 볼넷을 허용, 순식간에 만루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이정후에게 뼈아픈 역전타를 맞았다.
김규민, 김혜성과 승부에서는 8구 연속 볼을 던졌는데 앞서 박동원 타석 포함 무려 11구 연속 볼을 던졌다. 제구가 급격히 흔들려 스스로 무너진 셈이다.
묘한 기시감이 든 장면이었다. 지난 시즌 마무리투수 첫해에 35세이브를 기록, 이 부문 전체 2위에 오른 고우석은 2019 프리미어12 국가대표 엔트리에도 승선, LG를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로 성장했다.
다만 경험이 적은 탓인지 지난해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무대에서는 부진했다. 특히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 2차전이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는데 당시 1차전, 0-0으로 맞선 9회말 박병호(키움)에게 결승 홈런을 맞고 무너졌고 다음 날 열린 2차전에서도 9회말 4-3, 한 점차 리드 상황에서 3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흔들려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이틀 뒤 잠실에서 열린 3차전에서도 세이브 상황에 고우석을 내보냈는데 그때도 진땀을 흘렸으나 간신히 세이브에 성공했다. 당시 세이브를 확정 지은 고우석의 포효는 한 젊은 투수의 성장통을 보여주는 사례로 기억됐다.
그런 가운데 6개월만에 다시 선 고척돔 마운드에서 악몽이 떠오르고 말았다. 비록 승패와 기록이 중요하지 않은 연습경기이고 고우석의 일시적인 부진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스스로와 팀에게는 꺼림직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시즌 내내 긴장감이 높을 수밖에 없는 마무리투수의 숙명으로 볼 때 경험이 적고 나이가 어린 고우석이 향후 고척돔 등판 때 중압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고우석은 정규시즌 초반, 빠르게 고척돔 징크스를 탈피하는 게 급선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척돔 자체보다 강타자가 즐비한 키움 타선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볼 수도 있기에 이에 대한 해결책 찾기가 중요할 전망이다.
고우석이 고척돔에서 특별히 약세를 보인 것은 아니다. 지난 정규시즌 고척돔에서 4경기 등판해 1승3세이브로 호투했다. 키움 상대로도 8경기에 등판, 2승4세이브 평균자책점 0.96을 마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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