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 온다, 리그는 온다]근육 키웠는데 순발력 그대로 “타격도 벌크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9일 03시 00분


빅리그 노리는 키움 김하성
지난 시즌 뒤 체중 4kg 늘렸지만 스피드 유지하는 법 스스로 터득
강정호 조언으로 그립도 바꿔… “평범한 성적으로는 도전 안해”

프로야구 키움 유격수 김하성은 2020시즌을 별 탈 없이 마친다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하성은 팀 선배이자 메이저리그에 먼저 진출했던 박병호와 강정호에게 웨이트트레이닝, 타격 메커니즘 등에 대해 조언을 구하며 차근차근 빅리그에 다가서고 있다. 동아일보DB
프로야구 키움 유격수 김하성은 2020시즌을 별 탈 없이 마친다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하성은 팀 선배이자 메이저리그에 먼저 진출했던 박병호와 강정호에게 웨이트트레이닝, 타격 메커니즘 등에 대해 조언을 구하며 차근차근 빅리그에 다가서고 있다. 동아일보DB
최근 미국 스포츠 매체 ‘CBS스포츠’는 키움 유격수 김하성(25)을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가능성이 가장 큰 유망주로 소개했다. 이 매체는 “지난해 김하성은 만 25세가 채 되지 않은 나이에 타율 0.307, 19홈런, 33도루를 기록했다. (김하성은) 올겨올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김하성은 “기사를 직접 보지는 못하고 전해 듣기만 했다. 감사한 내용이지만 지금은 시즌 개막을 앞둔 만큼 의식하지 않고 당장 내가 할 일을 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을 별 탈 없이 마친다면 포스팅 자격을 얻는 김하성은 시즌을 앞두고 지난 시즌까지 82kg이었던 체중을 85∼86kg까지 늘렸다. 지난 시즌 19홈런, 33도루를 기록하는 등 장타력과 빠른 발을 겸비한 그는 지속적인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꾸준히 근육량을 늘려왔다. 파워를 키우면서도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를 유지하기 위한 별도의 훈련에도 집중했다. 스프링캠프 기간 트레이닝파트의 도움을 받아 스피드와 순발력 훈련을 수행한 것. 이건우 키움 트레이닝 코치는 “김하성은 스스로 비시즌 개인 근력 운동 루틴을 만들었다. 중량 운동을 할 때 근육 가동 범위를 줄여 야구에 필요한 근육을 집중적으로 자극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았다. 그렇게 하면 근육은 늘리면서도 스피드는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에게 웨이트트레이닝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사람은 빅리그 진출 경험이 있는 팀 선배 박병호(34)다. 2011년 LG에서 넥센(현 키움)으로 이적하던 당시 몸무게가 90kg대 초반이었던 박병호는 2016년 미네소타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는 107kg까지 ‘벌크업’을 해 장타력을 키웠다. 박병호는 지금도 키움 선수단에서 가장 먼저 체육관에 출근하는 ‘웨이트트레이닝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김하성은 “(박)병호 형이 시즌 중에 지칠수록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라고 하더라. 그래야 근육이 지치지 않아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를 수 있다고 했다. 조언을 듣고 지난 시즌 웨이트트레이닝 비중을 늘렸더니 확실히 여름 이후 체력 저하가 덜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2018시즌까지 노브(배트 끝 부분의 돌기) 위로 방망이를 쥐던(왼쪽 사진) 김하성은 지난해부터 노브를 감싸 쥐는 방식으로 그립을 바꿨다. 동아일보DB
2018시즌까지 노브(배트 끝 부분의 돌기) 위로 방망이를 쥐던(왼쪽 사진) 김하성은 지난해부터 노브를 감싸 쥐는 방식으로 그립을 바꿨다. 동아일보DB
같은 팀 유격수 선배로 2015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는 타격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 강정호를 따라 방망이 잡는 방법을 바꿨다. 손잡이를 잡는 위치를 아래쪽으로 옮겨 노브(knob)를 손으로 감싸 쥐는 방식이다. 이는 방망이가 길어지는 효과를 내 타격 면적이 넓어지고 장타력이 올라가지만, 손으로 잡는 면적이 줄어드는 만큼 휘두를 때 더 강한 힘이 필요하다. 김하성은 “전부터 (강)정호 형의 그립을 배우고 싶었는데 확신이 없었다. 지난 시즌에 연락했더니 형이 ‘한번 해보라’며 응원해 주더라. 그 대신 방망이가 무겁게 느껴질 수 있으니 힘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해줬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그저 그런 성적으로는 해외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번 시즌 나 스스로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야 포스팅 선언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팀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내 모든 걸 바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프로야구#키움#김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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