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상승세에 코로나”…황의조 프랑스 첫 도전, ‘입소’로 마무리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29일 11시 45분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이 결국 조기 종료를 선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안전이 우선이라는 정부의 방침과 함께 내려진 결정이다. 이와 함께 축구대표팀 스트라이커 황의조(보르도)의 유럽리그 첫 시즌도 아쉽게 마무리됐다.

프랑스의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28일(현지시각) “9월 이전까지 모든 스포츠 이벤트를 금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2019-2020시즌 스포츠 리그는 끝났다”면서 “축구도 마찬가지”라고 구체적으로 짚었다.

정부의 발표 후 프랑스 프로축구연맹(LFP)은 홈페이지를 통해 “LFP 이사회는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의 선언을 주목한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그랬듯 LFP는 정부와 의료 당국의 결정을 엄격히 준수할 것”이라며 결정에 따를 것임을 전했다. 결국 지난 3월13일 이후 무기한 중단을 선언했던 리그1은 다시 문을 열지 못한 채 종료됐고 황의조의 첫 시즌도 일단락됐다.

황의조는 2019년 7월20일 보르도에 입단했다. J리그 감바 오사카 소속이던 황의조는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서의 확고한 입지를 앞세워 해외의 러브콜을 받았고 최종적으로 보르도와 손을 잡았다. 2023년 6월까지, 4년이라는 제법 긴 계약이었다. 당시 보르도 구단은 “공간 침투와 슈팅 능력이 좋은 황의조는 보르도에서 뛰는 첫 번째 한국 선수”라고 소개하며 기대감을 표했다.

출발부터 부드러웠다. 프리시즌부터 동료들과 호흡을 맞춘 황의조는 시즌 개막부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3번째 경기였던 2019년 8월15일 디종과의 2019-20 리그1 3라운드에서 데뷔골로 팀 승리를 견인하는 등 빠르게 적응해나갔다.

보르도 구단은 황의조가 대표팀 일정을 다녀온 뒤 1경기는 휴식을 부여한 뒤 곧바로 다음 경기부터 출전시키는 등 관리 속에 신뢰를 보냈다. 지난해 11월3일 낭트와의 12라운드 홈경기 때는 황의조와 한국 팬들을 위해 ‘한글이름’이 병기된 유니폼을 착용하게 하는 등 마케팅적으로도 활용했다.

이렇듯 별 무리 없이 연착륙하는 듯싶었으나 이후 어느 정도 혼란의 시간도 겪었다. 전형적인 최전방 스트라이커 스타일인 황의조는 보르도의 팀 특성상 윙포워드로 출격하는 경기들이 늘어났다. 벤투호에 들어와서는 다시 전방 타깃맨으로 활동하는 등 역할이 겹치며 득점 빈도가 줄어들었다. 사실상 연말은 우울했는데, 2020년 초반 다시 힘을 냈다.

황의조는 2월6일 브레스트 원정경기에서 전반 10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헤딩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 득점은 지난해 11월3일 낭트전 득점 이후 무려 95일 만에 터진 시즌 4호골이자 프랑스 진출 후 첫 헤딩 득점이었다.

2020년 마수걸이 득점과 함께 족쇄에서 벗어났다. 황의조는 2월26일 디종전 때 코너킥 상황에서 다시 머리로 득점에 성공했으며 이어진 2월24일 리그 최강 파리 생제르망과의 경기에서 또 코너킥을 헤딩 슈팅으로 마무리해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아무래도 한국의 공격수들이 유럽에 처음 진출했을 때 가장 애를 먹는 것이 상대 수비수들의 ‘힘’에 밀린다는 것인데 좁은 공간에서 경합을 이겨내고 따낸 헤딩득점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었다.

그렇게 반전에 성공한 2월을 지나 꽃피는 3월을 기다렸는데, 하필 코로나19라는 재앙이 발목을 잡았다. 리그1 중단이 3월13일이었고 황의조 기세도 그때 멈췄다.

26경기 출전에 6골 2어시스트. ‘절반의 성공’, ‘나쁘지 않은 첫 시즌’이라는 평가가 가능한 도전이었다. 지난 4월8일 프랑스 RMC스포츠의 니콜라스 파올라시 기자는 “황의조를 영입할 당시는 그에 대해 알려진 것이 많지 않았다. 황의조 영입은 일종의 도박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보르도가 영입한 이들 중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고 첫 시즌을 되짚었다.

황의조의 2019-20시즌 ‘군사훈련’으로 마무리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 대상자가 된 황의조는 동갑내기 손흥민처럼 올 여름 기초 군사훈련 계획을 잡았다가 일정을 다소 앞당겼다. 5월7일 논산훈련소 입소가 예정된 황의조는 프랑스 리그1이 종료됨에 따라 퇴소 후 한동안 국내에 머물며 다음 행보를 준비할 전망이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