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아’ 강정호(33·전 피츠버그 파이리츠)가 국내 복귀를 추진한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높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9일 “강정호가 지난주 법률대리인을 통해 국내 복귀 의사를 공식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강정호는 현재 임의탈퇴 신분이다. 국내 복귀를 위해서는 먼저 임의탈퇴가 해제돼야 하는데 이는 원 소속구단 키움 히어로즈가 할 수 있다.
그러나 키움 측은 “아직까지 선수로부터 임의탈퇴 해제 요청 받은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정호가 요청하면 그때 구단 내부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강정호는 지난 2014시즌까지 넥센(현 키움)에서 활약한 뒤 포스팅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포스팅으로 빅리그에 진출하면서 강정호는 임의탈퇴 신분이 됐다.
2006년 KBO리그에 데뷔한 강정호는 2014년까지 9시즌 동안 902경기에서 타율 0.298 139홈런 545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이후 강정호는 포스팅을 통해 피츠버그로 이적, 빅리그 도전을 시작했다. 2015시즌엔 126경기에서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을 기록하며 빅리그에 순조롭게 안착했다. 2016년에도 강정호는 타율 0.255 21홈런 62타점의 성적을 올리며 거포 내야수 이미지를 굳혀갔다.
하지만 2016년 12월 국내에서 음주운전 사고가 터졌다. 이 과정에서 이전에도 두 차례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강정호는 법원으로부터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이로 인해 강정호는 미국 취업비자를 받는데 문제가 생겨 결국 2017시즌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2018 시즌 막바지 빅리그에 복귀해 3경기에 출전했다. 이후 강정호는 피츠버그와 1년 재계약을 맺었지만 2019시즌 65경기에서 타율 0.169로 부진했다. 홈런 10개를 치며 장타 능력은 여전하다는 것을 증명했으나 정확성 등 예전의 강정호는 아니었다. 결국 2019년 8월 피츠버그에서 방출됐다.
이후 강정호는 다른 구단과 계약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새로운 팀을 구하지 못한 상태다.
강정호의 국내 복귀도 쉽지 않다. 임의탈퇴가 해제되더라도 음주운전으로 인한 KBO의 징계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강정호와 키움이 교감해 임의탈퇴가 해제되면, 이후 KBO가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해야 한다.
아직 거쳐야 할 단계가 많이 남아 있는 셈. 강정호가 KBO에 복귀 의사를 전달한 것은 ‘상벌위를 열어달라는 간접적인 요청’이라는 시선도 있다. 상벌위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한 뒤 임의탈퇴를 해제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과거 오승환이 이같은 순서로 국내 복귀에 성공했다.
2015년 말 해외원정도박에 연루됐던 임창용과 오승환은 복귀 시 72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 시즌 말 KBO리그에 복귀하는 오승환(삼성)은 현재 출전 정지 징계를 소화 중이다. 강정호의 경우 훨씬 높은 수준의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야구규약 ‘151조 품위손상행위’에는 음주운전 3회 이상 적발 시 최소 3년 실격 처분을 한다고 나온다. ‘삼진 아웃’ 적용을 받았던 강정호로선 장기간 출장정지 징계를 피하기 어렵다.
변수도 있다. ‘음주운전 3회 이상 적발 시 최소 3년 실격 처분’ 규약의 소급적용 여부다. 해당 규정은 2018년 개정됐기 때문에 2016년 이전 음주운전의 경우 소급적용을 해야 한다. 또한 음주운전 당시 KBO리그 소속 선수가 아니었다는 점도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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