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 전북의 공격수 이동국(41)과 조규성(22)이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을 본 외국인 의무 스태프 지우반 올리베이라가 이렇게 외치며 지나갔다. 자신이 프로에 데뷔한 1998년에 태어난 조카뻘 후배를 보며 이동국은 미소를 짓는다. 조규성은 존경하는 선배의 이름을 딴 별명을 들을 때마다 설렘을 느낀다. “‘살아있는 전설’과 비교되는 별명을 갖게 돼 행복하다. 한편으로는 별명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낀다.”
지난해 K리그2(2부) 안양에서 프로에 데뷔해 14골을 터뜨린 조규성은 1월 K리그1 ‘디펜딩 챔피언’ 전북으로 이적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가 중단되기 전이었던 2월에 열린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와의 경기(1-2 전북 패)에서 일찌감치 전북 데뷔 골을 신고했다. 28일 전화 인터뷰에서 조규성은 “코로나19로 K리그 개막이 연기돼 아쉬웠다. (5월 8일) 개막을 기다리면서 하루 30분 이상 60개 정도의 개인 슈팅 훈련을 하며 득점 감각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조규성은 K리그 통산 최다 골 기록(224골)을 보유한 이동국의 뒤를 이을 차세대 공격수로 꼽힌다. 장신 공격수(조규성 188cm, 이동국 187cm)인 둘은 훤칠한 외모도 닮았다. 이동국은 “잠재력이 큰 규성이는 팀의 핵심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한다. 조규성은 “동국이 형이 공격 상황별로 우리 팀 공격수가 보여줘야 할 움직임에 대해 조언해 주신다. 형의 경기 영상을 보며 팀 전술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월 태국에서 끝난 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2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우승과 9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을 이끈 그는 올림픽 최종 엔트리 발탁을 위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러려면 꾸준히 경기에 나서 경기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동국, 벨트비크 등이 버티는 전북 공격진에서 유망주가 주전을 꿰차기는 쉽지 않다.
조규성은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전북으로 왔다. 벨트비크와 동국이 형은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반면 나는 상대 수비 뒤 공간으로 파고드는 재빠른 움직임이 강점이다. 올 시즌에 20경기 이상 출전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23세 이하 대표팀의 소집 훈련 당시 ‘쉬운 득점 기회를 놓친다’는 지적을 받았던 그는 “전북에서 주전이 되려면 기회가 왔을 때 꼭 득점을 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집중력을 높여 약점을 보완할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팀의 새 얼굴임에도 전북의 유니폼 판매 순위에서 이동국 김보경에 이어 3위를 달리며 ‘전북 아이돌’로 불리는 조규성은 “코로나19로 인한 무관중 경기는 아쉽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지켜보는 팬들이 많은 만큼 젊은 패기를 살린 플레이로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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