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바른 자세로 앉아있었어요.”
KBO리그가 출범한 1982년 이래 처음으로 화상 개막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10개 팀 감독은 홈구장에서 카메라 앞에 앉았다.
1년에 한 번 있는 미디어데이는 항상 감독들에게 어려운 자리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새 시즌에 대한 목표와 각오를 밝혀야 하고, 이 과정에서 감독 간의 기 싸움에도 신경 써야 한다. 올해는 익숙하지 않은 화상소통까지 더해져 어려움이 배가됐다.
키움 히어로즈 손혁 감독(47)은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팀 훈련을 마친 뒤 하루 전 참여한 화상 미디어데이 녹화에 얽힌 후일담을 털어놓았다. 손 감독은 “화상이었지만 다른 팀 감독님들과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후 키움 사령탑에 오른 손 감독은 올해가 사령탑 첫 시즌이다. 미디어데이 데뷔 역시 부담스러울 법했지만, 방송 해설위원으로 몸담았던 경력이 큰 도움이 됐다. 손 감독은 “해설 경험이 있어서 미디어데이가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다만 일반적인 방송보다 화상을 통한 소통이 어렵긴 했다”고 얘기했다.
남모를 고충도 있었다. 그는 “일반적인 미디어데이였으면, 내가 카메라에 안 나올 때 편한 자세를 취하며 긴장을 조금 풀었을 텐데, 이번에는 내가 언제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 계속 정자세로 앉아있게 되더라. 자세를 흐트러뜨릴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웠지만 미디어데이를 하면 팬들이 좋아하시지 않나. 개인적으로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