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구단 중 외국인 원투펀치 동반 10승 기록을 가장 늦게 달성(2019시즌)한 한화에서 외국인투수 최초 기록이 나왔다. 5일 개막전에서 외국인투수 서폴드(30)가 SK를 상대로 9이닝 2피안타 2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둔 것. 프로야구 역사상 개막전 완봉승은 이날까지 9번이 나왔는데, 이중 외국인 투수의 완봉승은 서폴드가 최초다. 서폴드는 6회 2사까지 안타, 볼넷을 내주지 않아 ‘퍼펙트게임’도 기대케 했다. 특급기록은 아쉽게 놓쳤지만 공 101개의 효율적인 투구로 개막전 역대 최소시간 기록(2시간 6분)을 장식했다.
서폴드의 호투는 예상 밖이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려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한국행 대신 고국인 호주에 머물렀던 서폴드는 국내입국 이후 2주 동안 자가 격리에 들어가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연습경기에서도 1차례 등판해 4이닝 3실점(2자책)을 기록,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서폴드는 실전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한화 팬들에게 2009년 이후 11년 만의 개막전 승리라는 선물도 안겼다. 한화 투수의 개막전 완봉승은 2002년 송진우(한화 2군 코치) 이후 18년 만이기도 하다. 경기 후 지인들과 가벼운 저녁 파티를 즐겼다는 서폴드에게 그날의 소감에 대해 물었다.
―개막전 완봉승 소감은?
완봉승은 선발투수라면 누구나 욕심을 내는 승리다. 완봉승을 거둔 것도 당연히 기쁘지만 무엇보다 투구 수 조절이 이뤄지며 승리를 거둔 게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팀이 1승을 안고 시즌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가장 행복하다.
―개막전 완봉승이 외국인 최초 기록이라는 사실을 알았는가?
전혀 몰랐다. 개인적으로 그런 기록에 큰 의미를 두려 하지 않지만 기쁜 일이다.
―초반부터 이닝마다 공을 적게 던졌다. 어떤 전략을 세웠나?
빠른 카운트에서 타자들의 콘택트를 유도했던 것이 잘 들어맞은 것 같다. 최대한 빨리빨리 승부하고 싶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7회 2사까지는 퍼펙트게임 페이스였다.
경기 도중 퍼펙트게임, 노히트노런에 대해 알게 됐다. 7회 2사 이후 최정에게 볼넷을 내주고 로맥에게 안타를 맞았다. 돌이켜보면 조금 더 공격적으로 공을 던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렇지만 팀이 승리했기 때문에 경기가 끝난 뒤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연습경기에서 컨디션이 안 좋아보였다. 이후 어떻게 준비했나?
연습경기는 말 그대로 연습경기다. 그래서 전력으로 던지기보다 전반적인 컨디션을 확인하고 시험해보고 싶었던 부분들을 시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연습경기를 마치고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들을 개막전 등판 전에 불펜피칭으로 보완했다.
―KBO리그 1년차 때와 2년차를 맞은 올해는 뭐가 다른가?
상대 선수들의 스타일을 파악한 게 가장 큰 것 같다. 나 또한 한국야구 스타일에 적응한 게 타자들을 상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코로나19 여파로 KBO리그가 해외도 중계되고 있다. 승리 이후 외국의 친구들에게 축하 메시지 받았는가?
전 세계에 있는 친구들에게 많은 축하를 받았다. 하하. 야구장에 팬들이 없는 게 아쉽고 조금 이질감이 있다. 하지만 이 기회를 통해 KBO리그가 세계로 뻗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팀 수비도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고마웠던 선수는 누구인가?
맞다. 동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완봉승도 거둘 수 있었다. 한명만 꼽긴 어렵다. 1회에 정진호의 다이빙캐치, 김태균, 김회성의 1루 수비 등 많은 도움이 있었다. 굳이 꼽자면 최재훈(포수)의 리드가 굉장히 좋았다. 최재훈이 없었다면 이 같은 결과도 없지 않았을까. ―전문가들이 한화를 두고 꼴찌 후보라고 한다. 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우리 팀은 많은 가능성을 가진 팀이고 역동적인 야구를 보여줄 수 있다.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야구를 펼친다면 결과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목표는?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한화의 우승이 나의 유일한 목표다.
―다음 등판 때도 호투를 기대해도 될까?
긴 시즌 중 단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오늘 1승에 연연해하거나 들뜨지 않겠다. 평소처럼 팀이 더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공 하나하나에 혼을 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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