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했던 승부는 결국 수비에서 갈렸다.
개막전 완패에도 불구하고 KIA 타이거즈는 힘찬 분위기로 3연전 두 번째 경기를 시작했다. 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대결에서 새 외국인투수 애런 브룩스의 호투를 앞세워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선취점까지 올리며 개막전과 달리 리드를 잡았다. 3회 1-1 동점을 허용했지만 그 때까지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최고 구속 154㎞를 찍은 브룩스는 늠름하게 마운드를 지키며 키움의 강타선을 봉쇄했다. 6회 위기를 맞는 듯했지만, 브룩스(5.2이닝 1실점)에게서 공을 넘겨받은 박준표가 7회까지 1.1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덕분에 1-1의 팽팽한 균형이 유지됐다.
흐름은 8회 한순간에 깨졌다.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화력으로 투수진이 무너진 게 아니었다. 추가 점수를 내준 쪽은 수비로 자멸했고, 그 팀은 바로 홈팀 KIA였다.
8회부터 마운드를 지킨 이준영은 선두타자 전병우를 우익수 플라이로 가볍게 처리했다. 문제는 다음타자 서건창이었다. 서건창이 중견수 쪽으로 깊은 타구를 만들었고, 이 타구를 중견수 최원준이 따라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타구 판단을 잘못했다. 어긋난 방향을 다시 바로잡아 몸을 던졌지만 포구에 실패했고, 서건창은 그 사이 3루까지 내달렸다. 기록상으로는 3루타였지만, 엄연한 수비의 실책성 플레이였다.
KIA는 곧바로 투수를 전상현으로 바꿨다. 급한 불을 끄려고 했지만, 또 한번의 수비 실수가 발목을 잡았다. 1사 1·3루 상황에서 1루주자 김하성이 2루 도루를 시도했다. 포수 백용환이 2루로 송구했지만 매우 짧았다. 이 공은 주자를 맞고 좌익수 앞까지 튀었다.
3루주자 서건창이 여유 있게 홈을 밟아 키움이 2-1로 역전했다. 이정후의 희생플라이까지 더한 키움은 3-1로 달아났다. KIA는 8회말 공격에서 최형우의 솔로포로 추격점수를 만들었지만, 9회 공격에서 키움 마무리 조상우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패했다. 개막전에 이은 2연패. 무너진 수비가 시즌 첫 연패로 이어진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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