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KBO리그의 ‘빠던’ 주목하는 이유는?

  • 뉴시스
  • 입력 2020년 5월 7일 07시 19분


MLB 상대투수 조롱으로 여겨 배트플립 금기시돼

미국 ESPN이 KBO리그의 ‘빠던(빠따 던지기)’을 조명했다.

지난 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빠던이 나왔다.

NC 모창민은 6회초 삼성 선발 백정현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ESPN 중계진은 모창민의 바로 전 타석에서 박석민의 홈런이 나왔을 때 빠던이 나오지 않아서 실망했다. 중계진은 곧바로 모창민이 빠던을 시전하자, “오늘 첫 번째 배트플립이 나왔다”며 좋아했다.

빠던은 배트플립의 한국식 표현이다. 배트플립은 홈런을 친 타자가 1루에 가기 전 배트를 강하게 던지는 행위를 말한다. 물론 사람이 없는 방향으로 던져야한다.
KBO리그의 일부 타자들은 홈런이 나오는 순간, 스윙 후 강하게 배트를 던진다. 홈런을 친 타자와 배트플립에 환호하는 관중, 망연자실한 투수의 표정은 KBO리그가 가진 퍼포먼스 중 하나다.

그러나 상대편, 상대투수 입장에서는 배트플립이 달가울리 없다.

때문에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배트플립을 금기시 여긴다. 배트플립을 했다가 상대 투수의 보복구의 표적이 될 수 있다. 투수 입장에서는 홈런으로 충분히 자극해놓고, 배트플립을 하는 행위는 자신을 조롱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한국으로 다르다. 배트플립 모음 영상도 있다. 그만큼 극적인 장면이 연출됐다는 뜻도 되기 때문이다.

SK 와이번스를 우승으로 이끈 김재현, 홈런왕 박병호의 배트플립 등은 KBO리그에서 대표적이다. 박석민(NC 다이노스)과 강백호(KT 위즈) 배트플립으로 유명하다.

2017년 KT에서 뛰었던 조니 모넬은 자신의 SNS에서 “한국에서는 방망이를 던져도 괜찮아”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라이언 킹’ 이승엽은 현역 시절, 상대 투수를 배려해 홈런을 터뜨린 후 조용히 달리는 모습도 인상적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홈런을 날린 후 손을 번쩍 들고 달려가는 장면 정도가 가장 큰 세리머니였다.
다소 머쓱한 장면도 있다. 장타를 날린 후 배틀플립으로 포효했지만, 플라이 아웃에 그쳐 아웃되는 경우도 있다.

2014년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는 홈런성 타구를 날린 후 힘찬 세리머니를 했지만,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지 않았다. 이 장면은 해외 영상에 소개돼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오재원은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전준우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ESPN이 KBO리그를 중계하면서 특유의 영상이 전파를 타기 시작했고, SNS에서도 한국의 배트플립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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