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9-3으로 승리했다. 5일 개막전에서 패한 뒤 2연승으로 위닝시리즈. 앞선 2년간 LG와 어린이날 시리즈에서 스윕승을 거뒀던 두산은 3년 연속 웃었다.
투타에서 두산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선발투수 크리스 플렉센(26)은 6이닝 동안 7안타 1볼넷을 내주면서도 3실점으로 LG 타선을 억제했다. 최고 154㎞의 속구를 앞세워 6삼진을 뽑아낸 건 덤이었다.
LG가 실책을 기록할 때마다 차곡차곡 점수를 쌓으며 달아난 타선의 집중력도 돋보였다. LG 정찬헌은 2008년 9월 12일 목동 히어로즈전 이후 4255일 만에 선발로 나서 3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4회 정근우의 무리한 송구가 발단이 돼 2점을 헌납했고, 4회 박건우에게 투런포를 맞으며 완전히 무너졌다.
어린이날 시리즈는 KBO리그의 대표 상품 중 하나다. 프로 초창기만 해도 양팀의 어린이날 시리즈는 간헐적으로 이어졌다. KBO는 잠실 라이벌 LG와 두산을 2003년부터 어린이날마다 맞붙도록 일정을 편성했다. 상대 전적은 두산의 38승1무27패로 압도적 우세다. 전체 23차례 시리즈로 따지면 두산이 15번, LG가 8번 웃었으며 최근 8년으로 범위를 넓혀도 2017년(LG 3승)을 제외하면 모두 두산이 위닝시리즈 내지 스윕의 성과를 냈다.
시리즈 내내 두산 타선을 주도한 건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였다. 페르난데스는 첫 2경기에서 나란히 멀티히트를 때려낸 뒤 2번 지명타자로 나선 7일 경기에서 4안타를 몰아쳤다. 개막 첫 3경기에서 8안타를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외국인 선수 최다 신기록이다. 종전까지 개막 첫 3경기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때려낸 외인은 2018년 로저 버나디나(당시 KIA 타이거즈·7개) 등 5명이었는데, 페르난데스가 이 기록을 갈아 치웠다. KBO리그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197안타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던 페르난데스는 2년차 초반부터 페이스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아직 시즌 초반이라 감이 좋진 않다. 경기를 하면서 더욱 끌어올릴 것”이라며 “2년 연속 최다안타왕을 비롯해 홈런왕 등 모든 타이틀이 욕심난다. 하지만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개막이 늦춰지며 양팀의 매치업은 어린이날 시리즈인 동시에 개막 시리즈로 찾아왔다. 비록 관중들의 발걸음이 야구장으로 향하지는 못했지만 중계방송을 지켜본 두린이들은 올해도 활짝 웃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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